• 입법전쟁 승리도 잠시다. 민주당이 예상치 못한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소속 의원 9명이 임시국회 회기중 해외 골프를 친 사실이 보도되면서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한나라당과의 법안 전쟁에서 승리하며 모처럼 활력을 찾고 당 지지율도 소폭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돌발 악재에 고민이 크다. 무엇보다 정세균 대표가 화가 잔뜩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법 전쟁 승리의 가장 큰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정 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해외 골프 유흥이라는 악재로 다시 비상이 걸린 셈이다. 당장 한나라당과의 2월 임시국회 힘겨루기가 걱정이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 뒤 정 대표는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물론, 당내부에서도 비판적 분위기가 크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먼저 귀국한 해당 의원들은 정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를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가 이날 공개회의에서 "국회가 파행을 겪고 국민 걱정이 큰 상태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가 원내대표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여론은 이미 차가워졌다. 당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고 각종 포털 사이트와 기사가 실린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해머에 이어 골프채까지… 그렇게 휘두르는 게 좋으냐"는 비아냥부터 "입으로만 서민을 위한다는 거짓말 정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도 이번 해외골프 파문 탓에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어 이번 주 발표될 여론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관련 브리핑과 논평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유정 대변인은 두번의 현안 브리핑을, 조정식 원내대표는 한 번의 브리핑을 했지만 골프 유흥 파문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