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국회 '입법 전쟁'의 후유증을 단단히 앓고 있다. 

    20일에 걸친 국회 장기 농성에 따른 체력저하와 국회 사무처의 강제해산 시도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으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보좌진, 당직자 사이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

    우선 환기도 되지 않는 본회의장 안에서 24시간 대기하며 숙식을 해결해야 했던 의원들은 피로누적과 수면 장애, 단체생활에 의한 스트레스 등으로 독한 몸살.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본회의장 점거농성이 해제된 직후 갑자기 밀려온 몸살로 7일 하루 입원해 링거를 맞는 등 치료를 받았다. 의사의 진단은 '과로'. 현재도 입과 눈 주변이 부어있어 바깥 출입도 하지 못한채 집에서 '요양'중이다.

    김유정 대변인 역시 심한 기침을 동반한 감기와 기관지염으로 농성기간부터 병원에 다니며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국회 사무처의 '로텐더홀 퇴거작전'에 저항하던 과정에서 다친 사람도 상당수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오른손을 다쳐 붕대를 감고 다니고 있고, 백원우 의원도 발목 인대가 늘어나 목발을 짚고 다니고 있다. 김효석 의원 역시 허리를 다쳐 치료를 받았다. 

    보좌관, 당직자들 중에는 특히 손가락이나 발목, 무릎, 발목 등을 다쳐 물리치료를 받거나 침을 맞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미경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지병이었던 당뇨가 악화돼 나흘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피로와 부상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아 실무당직자들은 14일부터 이틀씩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원들도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3일 이후에는 휴식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입법전쟁 후유증은 민주당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대변인도 과로로 한동안 안면근육 마비에 시달리는 등 고역을 치렀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