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대 국회 개원 직후 도입된 한나라당의 대변인 `트로이카 체제'가 변화될 조짐이다.

    3명의 대변인 가운데 한명인 차명진 대변인이 최근 여야 쟁점법안 협상 결과에 반발, 당 지도부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트로이카 체제의 한축이 빠졌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차 대변인의 사표를 반려했지만, 그가 사퇴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현재 대변인 업무는 윤상현, 조윤선 대변인이 분담하고 있는 상황. 트로이카 체제가 남녀 대변인 2인 체제로 변경된 셈이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차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한만큼 사실상 사퇴한 것으로 보는게 맞다"며 "그러나 당분간 후임자를 뽑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이같이 결정한 과정에선 3인 대변인 체제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는 사실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3인 체제에 대해선 도입 당시인 지난해 7월부터 `나눠먹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친이재오계인 차명진, 친박근혜계인 윤상현 의원이 당초 조윤선 단일체제로 운영되던 대변인실에 합류하게 된 것은 기능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당내 계파안배 차원이었다는 것.

    혼자서도 충분한 대변인 자리에 의원 3명이 임명되면서 혼선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과거체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2인 대변인 체제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효율적인 당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향후 쟁점법안 추진과정에서 야당과 치열한 홍보전쟁을 벌이는 상황을 고려, 능력있는 후임 대변인을 임명해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변인 업무를 맡고 있는 윤상현, 조윤선 의원이 모두 초선인만큼 경험있는 재선을 추가 배치, 역시 재선의원이 대변인직을 맡고 있는 민주당과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현재 언론 노출빈도가 높은 대변인 자리에 관심이 있는 초.재선 의원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향후 대변인 3인 체제 복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가능성은 낮지만 차 대변인이 사의를 거두고 당무에 복귀해 과거 체제가 복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