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6일자 사설 '민주당이 과연 승리한 것일까'입니다. 네티즌의 토론과 사색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민주당이 '승전'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이 요구한 85개 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것을 '법안 전쟁'에서의 승리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민주당은 9일쯤엔 승리를 확인하는 '투쟁 보고대회'도 열기로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경제 관련 법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하자"며 한나라당에 대화를 제의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지금 민주당은 지도부 리더십이 무너진 채 우왕좌왕했던 한 달 전과는 딴판이다. 대여(對與) 투쟁과 관련해 당내 이견이 없어졌다. 당 내부 조사에서 지지율이 5% 가량 올랐다는 점을 내세워 "민심이 돌아오고 있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새해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의 승전 분위기와는 다르다. 갤럽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18%로 한나라당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 8월보다는 2%포인트 올랐다는 게 이 정도다. 민주당 지지율이 10%대에 주저앉아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게 2006년 6월 이후이니 벌써 2년6개월이 넘었다.

    작년 3월 53%였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이명박 정부 초기 인사파동을 겪으면서 곤두박질쳐 31%까지 내려갔었다. 한나라당이 죽을 쑤고 있는데도 민주당 지지율은 10%대에 막혀 그냥 그대로 세월을 보냈다. 이명박 정부 하는 게 못마땅하고 실망스러워도 민주당은 돌아보기 싫다는 국민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 이 상황을 승리라고 받아들이고 승리 보고대회까지 열 생각이라면 여당을 이탈한 민심이 민주당으로 모아져야 한다. 그러나 그런 조짐은 어디에도 없다.

    민주당의 성과라면 이번 국회 점거를 통해 기존 지지세력의 결집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 기존 지지세력만으론 정권을 되찾지도, 여당 견제를 위한 안정 의석도 확보할 수 없다. 지난 대선과 총선은 그걸 여실히 보여줬다. 중산층 일부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을 때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고, 그들이 떠나자 정권도 떠났다. 중산층 가운데 민주당이 귀엽고 믿음직스럽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 중산층의 최대 관심사가 다급한 경제다. 민주당이 작년 12월 18일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을 저지하겠다며 해머, 전기톱을 동원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걸 보며 중산층들이 민주당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