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노 전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가 있다. 수사가 진행될 수록 '노무현 측근 게이트'는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들이 챙긴 것으로 알려진 비자금 액수는 경제악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의 마음을 더욱 괴롭힌다.
세종캐피탈 홍기욱 대표가 세종증권을 농협에 비싸게 팔려고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 정화삼씨를 통해 노건평씨와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노건평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정대근 농협회장에게 압력을 쓰거나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노건평씨가 세종캐피탈측 로비자금으로 만들어진 사행성 성인오락실을 사실상 동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노건평씨 별명은 '봉하대군'이다. 노 전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따온 것으로 '노 정권의 실력자'로 통하면서부터다. 노건평씨의 위험성은 노 전 대통령 집권 초부터 드러났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우리 집안에는 검은 돈을 받을 만한 위인도, 또 비리를 저지를 만한 인물도 없으니 여러분들은 안심해도 괜찮다"며 큰소리쳤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호언은 얼마 지나지않아 사고를 불러왔다. 노건평씨는 2003년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거액을 받고 불구속기소됐다. 노건평씨는 재판 당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와 함께 '자중자애하라'는 훈계를 받자 집으로 돌아가 "왜 훈계냐"며 재판장에게 항의 전화를 걸어 세간의 눈총을 받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TV에 나와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하는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며 남 전 사장을 조롱했다. 남 전 사장은 이 일이 있은 얼마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측근의 비리 의혹이 터지자 노 전 대통령은 "요즘 내 측근이 참 많더라"며 자신 주변에 대한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측은 문제의 인사들은 '측근'이 아니라며 발뺌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시각각 변하는 '도덕성' 기준은 알 수가 없다.
지난달 28일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친노사이트에 '쌀 직불금 논란'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사정기관들도 칼을 들고 나서기 시작했다"며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는 눈치"라고 주장했었다.
수사가 확대되자 집을 나간 노건평씨는 도피 도중에도 박연차 태광실업회장, 노 전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전화로 정보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노건평씨는 지난 25일 노 전 대통령에게도 3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고, 후에 비서관으로부터 "전화하지 말라"고 주의받았다고 전했다. 노건평씨는 "섭섭하다"며 자해소동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앞으로 이권이나 인사청탁에 개입하면 패가망신(敗家亡身) 시키겠다"고 국민앞에 소리쳤다. 노 전 대통령의 '패가망신', 한참동안 회자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