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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7일 오전 전화통화를 통해 첫 인사를 나누고 한미동맹 강화에 뜻을 같이했다. 오전 7시 17분부터 약 12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는 변함없는 양국관계를 의미하듯 개인적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등 친근감이 묻어났다.
이날 통화는 지난 5일 오바마 당선자에게 이 대통령이 축하 서한을 발송한 데 대한 답례차원으로 오바마 당선자가 감사전화를 해와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진심으로 축하한다.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민의 기대가 큰 것으로 알며 또 많은 국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하와이에서 자라 많은 한국계 미국인을 접해 가까운 감정을 느낀다"면서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하고 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라고 화답했다.오바마 당선자는 "한미간 경제, 안보 관계를 위해 동맹을 강화시켜야한다"면서 "이 대통령과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갖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대선 과정을 주의깊게 봤다"며 "오바마 당선자의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의 삶과 라이프 스토리를 잘 안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손자의 당선을 목전에 두고 외조모가 타계해 안타깝다"며 "오바마 당선자가 말한 것처럼 외조모도 하늘에서 미소 지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나도 이 대통령의 삶을 존경하며 많이 알고 있다"며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젊은 나이에 현대라는 기업에서 이뤄낸 업적은 보통사람이 일생 걸릴 것을 짧은 시간에 한 것이며 큰 의미가 있다"고 대화를 이어갔다. 오바마 당선자는 "앞으로 일하면서 이 대통령의 지혜와 경륜을 배우겠다"고 몸을 낮췄다.
오바마 당선자가 "우리가 직면한 금융문제, 북한문제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하자"고 밝히자 이 대통령은 "그 말을 들으니 든든하다"며 "국제적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해야한다는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뜻을 같이 했다.
대화 도중 이 대통령이 통역을 물린 채 영어로 말하자 오바마 당선자는 "이 대통령의 영어가 내 한국어보다 낫다. 나는 '안녕하세요' 정도 밖에 모른다"며 농담했다. 이 대통령은 "전통적 동맹을 21세기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데 오바마 당선자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깊은 이해에 감사하다"고 마무리했으며, 오바마 당선자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 만나뵙기 바란다"며 만남을 기약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친밀감과 신뢰가 배어난 내용이었다"고 총평했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의 회동과 관련해 "어떤 경로로든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만나자는 이야기를 이 대통령이 하기 전에 오바마 당선자가 먼저 했다"고 의미를 뒀다.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금융정상회의에 오바마 당선자가 참석할 경우 이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