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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는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자 한미관계 개선이 절박했고, 이 때문에 외교부 장관으로 나를 불렀다"며, 여권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판하는 김대중(DJ)정부에 기용된 이유를 설명했다.
한 총리와 민주당 송영길 의원간 잃어버린 10년 논쟁이 붙었다. 송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18대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10년이란 낙인은 민주당에 가혹하다고 토로하며 한 총리에게 잃어버린 10년에 동의하느냐고 물어본 것.
민주당은 나라 안팎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기화로 잃어버린 10년 낙인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8개월이 지난 DJ·노무현 정권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여권이 외환보유고를 내세우며 IMF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을 역으로 이용, 잃어버린 10년이 건실한 경제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송 의원도 이 같은 논리로 한 총리를 공격했다. 송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지난 IMF는 10년과 다르다. 경제 체질은 개선됐고 외환보유고도 27배나 쌓였다'고 말했다"며 "이는 잃어버린 10년이란 논리와 모순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한 총리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경제의 이면'을 들어 우회적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맞받아쳤다. 한 총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동안 외환보유고가 증가하고 여러 여건이 나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면에 규제완화가 미흡하거나 집값 상승이라든가 고비용 구조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 특히 성장잠재력은 3분의1로 줄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대외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이 정부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들며 지난 정권의 외교 역량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외관계를 보더라도 대북관계에 너무 치중한 나머비 미국 등 우방국과의 동맹관계가 약화돼 국제공조 체제가 취약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 정부는 대미관계 개선하는 과정에서 한미통화스왑을 할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운듯 말했다.
송 의원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자 "그래서 잃어버린 10년의 장관을 했느냐"며 한 총리가 국민의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던 전력을 꼬집었다. 이 같은 질문에도 한 총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2001년에 김 전 대통령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간 후 한미관계 개선이 절박했고, 이 때문에 외교장관으로 나를 불렀다"며 "그래서 한미관계를 개선하고 나왔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외교장관으로 있는 10개월 동안은 대외관계가 굉장히 좋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 총리는 전 정권보다 '더 튼튼한 경제'를 만들겠다며 끝까지 지지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 정부가 출범하고 8개월 됐지만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훨씬 튼튼한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