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던 지난달 27일 민주당은 '한나라당 외벽에서 사라진 대통령 얼굴'이란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현 부대변인이 쓴 논평인데 한나라당 당사 외벽에 설치됐던 이 대통령의 사진이 사라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하기에는 한계에 다달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한나라당이 당사 외벽에 걸린 이 대통령의 사진을 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런 공격에 혀를 찬다. 한나라당 사무처 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수막은 네 번 교체됐고 이 중 이 대통령 사진이 걸린 현수막은 당사 외벽 측면에 두 번 걸려있었다. 한나라당은 현수막을 당사 정면과 측면에 걸어놨었는데 현재는 정면에만 걸려있다. 민주당이 문제삼은 이 대통령 얼굴이 담긴 현수막은 8월 북경올림픽 때와 9월 추석에 두 번 걸렸다.

    8월 올림픽 당시에는 당사 측면에 '경제금메달. 한나라당이 이루겠습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었고 이 때 이 대통령의 사진이 들어갔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올림픽 기간에 이 대통령 사진을 걸었고 올림픽이 끝난 뒤 뗐다"고 말했다. 그리고 9월 추석에는 하얀색 한복을 입은 이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걸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촛불집회 때 계란을 맞아 현수막이 너무 훼손돼 바꿨고, 7·4 전당대회 때 한 번, 추석에 한 번, 그리고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교체했다"고 말했다. 현재 당사 정면에 걸려 있는 현수막이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마지막으로 교체한 것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사진을 빼고, 오른다고 집어넣고 그렇게 얍삽하게 하지 않는다"면서 "바뀐 현수막에 문구들도 다 이 대통령 멘트"라고 했다.

    현재 걸려 있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는 문구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온 핵심테마였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고 그 문구가 당의 자세이기도 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당은 함께 갈 수밖에 없다. 5년 내내 당은 대통령과 같이 갈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사진을 빼고 올라간다고 다시 걸고 그러면 국민 속이는 것 밖에 더 되겠느냐"면서 "이 대통령의 강한 메시지가 나오면 또 넣을 것이고 상황에 따라 이 대통령 사진도 넣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이나 내일 새로운 경제 관련 현수막이 걸릴텐데 그 현수막에 사용될 문구도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멘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