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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사퇴압력에 시달려오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처럼 웃었다.
한국은행이 30일 미국연방제도이사회(FRB)와의 협상을 통해 미국에 원화를 주고 최대 300억달러를 받아들일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힘으로써 달러화 확보와 환율 정책에 안전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강 장관이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처음 요청했다.연일 국회에 출석, 공격을 받아오던 강 장관은 29일 몸살을 이유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 경제상황점검회의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성급한 '사퇴설'이 나돌기도 했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강 장관은 "지금까지 진퇴를 분명히 하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언급한 것과 연결, 자신의 거취문제를 두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추측을 낳았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강 장관은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이번 체결의 의의는 원화와 기축통화 달러화가 스와프됨으로써 외환시장, 금융시장 안정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 믿고 일본 중국과 추진중인 스와프에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자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번 금융불안은 국제공조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의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장관은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비공식 라인을 통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현지 뉴욕의 재경관과 한은 사무소에서 애를 썼다"며 그간의 숨은 노력을 공개했다. 그는 "뉴욕에 갔다가 서울로 귀국하기 직전 전화로도 진행상황을 통지 받았고 베이징에 있을 때도 이번주까지 될 것이라는 것을 들었다"면서 "여러 경로를 통해 노력도 하고 접촉도 했다"고 긴박했던 협상 상황을 전했다.
이같은 미국발 호재에 힘입어 30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73.50원 급등한 1353.50원을 기록했다. 또 한국은행은 "현재 나온 기초자료를 보면 유가하락 효과가 반영돼 상품수지는 흑자로 전환하고 환율 상승으로 인해 여행 및 기타서비스 수지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경상수지는 10억달러 또는 그 이상의 큰 폭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여권 관계자는 "강 장관이 그동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격의 대상이 돼왔지만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로 자신감을 찾게 됐다"며 "최소한 금융위기가 안정세를 보일 때까지는 경질론도 한 풀 꺾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