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차기 대통령감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박진 한나라당 의원을 지목했다.

    김 교수는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내가 보기에 오늘의 야당은 인물난이 극심하지만 그래도 여당에는 유력 인사가 셋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표와 경기지사 김문수, 그리고 종로구의 박진 세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이 나라의 18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내 말이 맞는가, 틀리는가 확인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의 세월이 필요하겠다"면서 이들에게 "당을 떠나지 마세요"라고 조언했다.

    이들 중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게 고배를 마신 뒤 정중동의 행보를 넓히고 있다. 상임위를 중심으로 '대권 수업 중'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 7월부터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며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지사는 정부의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 입장을 보이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대권용 행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박 의원은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손학규)를 물리쳤다는 강점과 친이·친박 세력을 다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 박 의원과 지난 4.9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어 패한 뒤 여의도정계를 떠난 상태다. 그러나 손 전 대표 지지모임인 선진평화연대와 경선에서 손 전 지사를 도왔던 사람들이 정기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정계복귀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교수는 "(손 전 대표는)학력과 인품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가 경기도지사 재임 중 이룩한 업적은 청계천 복원 못지않은 큰 업적이었다고 성남에 사는 유력인사가 직접 나에게 일러줬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는 손 전 대표가 이인제 의원보다 더 잘 준비된 정계의 거물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인 이인제가 몰락하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봤다"며 "역사를 무시하고 그가 내린 결단이 나라를 망쳤다고 생각되는데, 17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그런 사람이 또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정말 민족적 비극"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그(손학규)는 한나라당 대통령 공천을 받고자 열심히 뛰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번번이 한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 상황을 보고 어떤 고약한 인간이 그를 유혹했을 것이다.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야당을 버리고 여당에 들어와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하면 당선은 떼놓은 당상이 아니겠는가'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만큼 똑똑한 사람이 어쩌자구 그런 유혹에 빠지느냐"고 아쉬워하며 "그를 잃은 한나라당은 유력한 대통령감을 하나 잃은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