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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은행들은 깊은 반성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면서…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연봉을 삭감하고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임금동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마디에 은행들이 바짝 엎드렸다. 국내 18개 은행은 2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회의를 갖고 정부의 지급보증과 관련해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의 연봉을 삭감하는 등 '모럴 헤저드'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에 나섰다. 국민 세금 지원을 받으면서도 고액 연봉을 받아오던 은행들이 이 대통령의 호통이 떨어지자 즉각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은행연합회 유지창 회장을 비롯해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 기업은행 윤용로 행장,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은행들은 △ 임원들의 연봉 삭감 △ 직원들의 자발적 임금동결 유도 △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 일반 가계 고객 보호 강화 등을 결의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은행의 자구적 대응노력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 세금으로 혜택을 받는 은행들이 고임금 구조를 유지한 채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옛날처럼 받을 임금 다 받다가 문제가 생기면 정부의 지원 받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경영상 낭비 요인을 제거하는 등 생산성 제고 노력과 함께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 조치의 차질없는 이행, 주택담보대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만기 연장 및 분할상환 유예 조치 실시와 금리 부담 완화 등을 약속했다. 또 신용회복기금을 통한 금융소외자에 대한 지원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넷심을 통해본 여론은 은행들의 결의가 충분치 못하다며 일단 시큰둥한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임원뿐만이 아니라 직원들도 임금을 삭감해야한다"는 주장이 높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kjh691400'은 "부실 대출해주고 공적자금 얻어 살아난 주제에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rkwnwl'는 "한번 일이 터지면 눈치보면서 동결 운운하는데 임금을 대규모 삭감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내 세금으로 나보다 월급을 많이 주고 있다니"(rjaehdlss) "은행 임원들이 어떤 일을 하기에 대통령보다 많은 연봉을 받느냐"(pbo716) 등 은행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네티즌들도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