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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여의도연구소 부소장행을 두고 한나라당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철씨 복귀를 옹호하는 측은 김 전 대통령의 '대선 기여도'와 '여권 대화합'이라는 명분을 들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 비리혐의에 연루된 인물이므로 영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의 반감을 의식해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현철씨가 정권말기에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점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과연 어떻게 지금 시점에서 (현철씨를) 받아들일 것인지 국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국민 여론을 의식해 현철씨 영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드님이시잖느냐. 한나라당으로서는 김 전 대통령 예우문제와 직결되는 매우 민감한 점이 있다. 하지만 현철씨의 경우에는 과거의 사건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원 의원은 이어 "지금 최고위원회에서는 비공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여의도 연구소의 이사회 논의를 거쳐서 결정돼야 하는데 아마 당내 논의가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오히려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받는 측면이 없을까 하는 걱정"이라며 현철씨 복귀를 옹호했다. 안 총장은 여론 부담감 때문에 현철씨의 여의도연구소 행을 두고 당내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는 점을 밝혔다.
안 총장은 "사실 현철씨의 비리는 이미 10년 전의 일"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보기에 대통령의 아들로서 상당히 근신하는 생활을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 부친 김홍조 옹이 생전에 손자가 저렇게 된 게 안타깝다는 표현을 많이 했다는 얘기를 이번 상중에 많이 들었다"며 현철씨 복귀에 힘을 실어줬다.'지난번 총선에서 공천 자격에서도 미달됐던 사람인데 전직 대통령 예우라 해도 너무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총장은 "특혜라고 보기에는 좀 지나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안 총장은 "여의도연구소는 당원이든 비당원이든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직책이고, 또 (현철씨가)비상근 이사로 알고 있는데, 그럴 경우엔 당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역할이라기보다는 필요한 경우에 자문을 하고 생각을 얘기하는 그런 정도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 이미지에 도움이 안된다'는 우려에 안 총장은 "일단은 잘못된 부분은 채찍질을 당하더라도 그 분(김현철)의 좋은 점을 살려서 활용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