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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논객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미국 국무부가 11일(현지시각)'북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발표한 데 대해 남한 정부가 환영의 뜻을 표하자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씨는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존심 없는 대통령은 국가를 동네북으로 만든다. 한국인 115명을 죽인 북한정권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환영한다니!"라며 분개했다. 조씨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통치하던 한국은 비록 가난했지만 '야윈 늑대' 같은 인상을 주변 국가에 줬다. 작지만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무서운 나라였다. 전두환, 노태우도 그런 국격은 유지했다. 그러나 문제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이른바 민주투사 출신 대통령 시절"이라며 "이들은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선 큰 소리 치고 대한민국의 주류 세력에 대해선 악랄하게 공격적이면서도 주적인 북한 정권에는 고분고분하거나 굴종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대표한 대한민국은 잘 살아도 영혼이 없는 '살찐 돼지'같은 인상을 줬고, 북한엔 만만하게 보이고 뜯어먹히고 얻어맞기만 하는 '동네북'이 됐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조씨는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조치'에 한국은 환영의 뜻을, 일본은 강하게 반발한 것을 비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휘하는 정부는 어제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 준 데 대하여 환영했다.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르게 된 이유가 1987년 11월에 김정일의 지령으로 일어났던 대한항공 폭파사건이다. 그 피해당사자인 대한민국은 환영하고, 일본이 반발했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지구상에 이런 행태를 보이는 국가 지도부는 없을 것"이라며 "남태평양의 통가도, 아프리카의 르완다도 이러진 않을 것이다. 나라가 아무리 잘 살아도 이런 정신상태를 가진 지도부가 있으면 반드시 안보상의 위기를 부른다"고 경고했다. 조씨는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협회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이 대통령의 한심한 대응을 비웃으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 중국, 북한, 러시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 대한 보고 의무를 유기하고 있다. 그는 현대건설의 회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인기성 발언만 골라서 하고 불리한 이야기는 묵살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12일) 조씨는 미국이 북한을 20년만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공식해제한 것에 남한이 유감의 뜻을 표할 것을 촉구하며 "부시 대통령의 경우없는 조치에 침묵한다면 보수진영이 대통령 규탄 집회를 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씨는 "김정일은 대한항공 폭파를 인정한 적이 없는데 부시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줬다. 이 대통령이 즉시 유감, 해명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논평에서 "북한은 KAL 여객기 폭파사건부터 사과해라"고 질타했다.한나라당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정부여당의 환영 입장이 지지층인 보수진영과 자유선진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같은 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일본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상당히 반대하는데 우리가 그동안 KAL기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등에 대해서 전혀 지적을 안 해서야 되겠느냐는 말을 하는 분도 있다"며 보수층에서 대체로 인지도가 있는 조씨와 선진당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조 대변인은 "하지만 일본과 북한의 문제는 납북자라는 단선적인 이슈만 있고, 일본 영토 내에서의 비핵화 문제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우리와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