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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도 끄떡없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30% 아래로 내려 앉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정점에 이르렀던 5월 말과 6월 초 잠시 20%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이후 한나라당 지지율은 꾸준히 30%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을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해왔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악화가 지속되면서 이런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지난 7월 부터 꾸준히 하락 추세다. 13일 발표된 중앙일보의 정기 여론조사(디 오피니언에 의뢰)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29.8%를 기록, 30%대가 무너졌다. 지지율도 계속 하락세다. 같은 기관의 7월 조사에서는 34.8%, 9월 조사에선 33.6% 였다. 3개월 새 5%P 떨어진 것이다.
내림 폭이 크진 않다고 할 수 있지만 30%대 지지율이 무너진 것은 심리적으로 적잖은 타격이다. 촛불시위가 거셌던 5, 6, 7월에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잠시 내려 앉은 뒤 곧바로 뛰어오르며 나름의 지지층 견고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지지율은 내림 폭은 적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어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한나라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 앉아 고착화 될 경우 여권의 정국 운영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갈길 바쁜 민주당도 울상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20%에 진입하는 듯 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다시 10%대 초반으로 내려 앉았다. 잠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던 민주당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지지율은 10.2%로 자칫 한 자리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당에 가장 큰 호재라 할 수 있는 18대 첫 국정감사마저 여론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고, 경제위기 속에서 대안정당 이미지도 각인시키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뼈아픈 결과다.
더구나 여론은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어 양당 모두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당에서 빠져나가 지지율은 '무당파'로 흡수됐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음' 응답은 50.4%에 달했다. 상승폭도 매우 크다. 6월 조사(36.8%)에서 부터 지난 9월 조사(38.1%, 7월 38.2%)까지 꾸준히 오르더니 이번 10월 조사에선 무려 12.3%P나 크게 상승했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정당들의 지지율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의 표본은 1028명으로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법으로 선정했고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