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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YS)의 부친 김홍조 옹의 발인 마지막인 4일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끝내 빈소를 찾지 않았다.
YS는 재야 운동가였던 노 전 대통령을 발탁해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스승'이었지만 YS가 1990년 3당 합당을 하면서 두 사람은 정치적 노선을 달리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갈등관계'로 변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당선됐고, 16대 대선에서 고전 중이던 그는 곧바로 통일민주당 시절 YS에게서 받았다는 '김영삼 시계'를 차고 YS의 자택이 있는 상도동을 찾아가 지방선거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낙점을 부탁하는 등 YS의 지지를 얻기위해 나섰지만 실패한 뒤 줄곧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특유의 솔직한 성격과 고집 때문에 정치적 적이 많은 YS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이날 만큼은 YS와 관계가 소원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직접 방문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짧은 시간이지만 전화로 YS를 위로하며 자신의 복심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대신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조문이나 위로인사없이 조화만 보낸 상태.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고 있는 봉하마을(경남 김해시 진영읍)은 YS 부친 빈소가 마련된 마산에서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또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당시, YS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공개지지해 관계가 껄끄러워진 박근혜 전 대표 마저도 친박 의원 10여 명과 함께 조문을 와 노 전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과거 대선 때 자신과 경쟁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역시 YS 옆자리에 앉아 별다른 말은 건네지 않았지만 직접 빈소에 방문했다.
YS는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듯 빈소에 조문온 권영해 전 안기부장을 향해 "가장 고생한 사람"이라며 "김대중·노무현에게 철저히 보복당했다. 나쁜 ×들"이라고 반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문민정부가 끝난 뒤 권 전 부장이 북풍사건 등으로 몇 차례 옥고를 치른 사실을 거론한 것.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Mammang'은 "좋은 일이면 몰라도 나쁜 일에는 원수간이라도 문상은 한다는 게 우리나라 정서고, 도리 아니겠느냐"며 "전직 대통령다운 아량과 성품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맹박'은 "노무현이 문상을 가는가, 안가는가 나도 유심히 지켜봤다. 보통사람으로서의 기본 예의범절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고, 'gstone5535'은 "최소한의 양식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 억울할 뿐"이라고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