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8대 국회 원구성 여야 대표회담이 결렬된 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가축법 개정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없다"면서 "다음주 초에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원구성과 함께 국회 본회의 개최를 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창조모임은 14일 원내대표회동과 원내수석부대표 실무회동을 갖고 원구성 합의를 시도했으나 가축법 개정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추가협상만 하기로 했는데 민주당이 오늘 느닷없이 미국과 모든 협상 다 깨고, 원점에서 재협상하자는 내용의 법률을 들고 나왔다"면서 "처음에 한 협상과 다르지 않느냐. 국회의장 앞에서 6개항 다 사인까지 해놓고 돌아가서 의총에서 합의 내용을 번복해오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미국산 쇠고기는 다 수입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래서 오늘 오전에 협상장에서는 고성까지 오갔다"면서 "(민주당이 협상만) 했다고 하면 뒤집어버리니 이건 협상을 깨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원내대표는 "내가 얼마나 화가 났으면 아까 회담장을 나오면서 '우리가 83석 할테니 당신네가 172석 다 해라'고 농담까지 할 정도였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미국과의 모든 마찰 각오하고 정치 결단 내리라'고 하는데 만약 국내 정책 관련 문제면 내가 다 뒤집어 쓰고, 대표직을 사퇴하면 그만이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은 '국제적 마찰을 당신이 책임져라. 국익에 손실오는 것도 당신 책임져라'는 식이니 이건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처음 민주당과 선진당이 추가협상 내용을 원문에 넣자고 요구했을 때, 추가협상 내용은 국제협약이니 법에 명시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했지만 사흘 전부터 정부와 함께 법안을 검토하면서 민주당의 입장을 세워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언론에서) 내가 정치력이 없다고 보도하던데 이것은 정치력의 문제가 아니고 억지"라고 불쾌감을 표하며 "민주당이 옷을 홀딱 벗기다보니 이젠 가죽까지 벗기려 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설득이 안되면 단독 원구성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홍 원내대표는 "왜 단독이라고 얘기하냐"고 쏘아붙이며 "자꾸 기자들이 단독 원구성이라고 하는데 민주당과 민노당을 빼면 나머지 당이 더 의원이 많다. 공동 원구성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가 제외한 게 아니라 자기들이 스스로 포기 한 것이다. 자기들이 안 들어오겠다는데 밖에서 실컷 놀다가 마음 내키면 와라"면서 "우리는 지금 유가환급, 세금 인하 등 7월 달에 서민대책 세운 것을 집행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본회의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협상을 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강행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18일 오후 국회를 소집해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19일 오전에는 한나라당 몫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자당 몫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는데 당헌에 보면 상임위 권한은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당헌에 규정돼 있다"고 반박하며 "같이 싸운 (경선)뒤, 같은 상임위로 들어간다는 것은 정치적 도의도 맞지 않고, 국회 전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사를 보니깐 (일부 의원이) '지가 왕이냐, 독재다'등 입에 담지 못할 소리를 해놨던데 이건 당헌에 다 명시돼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