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MBC가 촛불집회 도화선이 된 ' PD수첩' 광우병 방송을 사과한 것과 관련, "오늘 MBC의 사과는 응징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어야 한다"며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씨는 1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MBC가 PD 수첩과 뉴스데스크, 그리고 라디오 프로를 통해 석달간 저지른 광우병 관련 선동, 과장, 편파 방송은 세계언론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반(反)사실, 반 법치, 반 인륜적 행패였다"며 "행패의 규모에 비하여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는 물렁하기 짝이 없었다. PD 수첩 프로에만 국한되었고, 제재의 수위도 낮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6월께 "MBC 무사하나 두고보자"며 이를 갈았던 조씨는 MBC 방송허가 취소에 준하는 응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솜방망이 제재에 대해서도 MBC PD들과 노조가 반발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해체 수준의 개혁, 방송사업 재허가 불허, 또는 방송허가 취소 단계까지 가는 응징이 이뤄져야 정신을 차리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일류 사회가 되려면 MBC와 같은 불성실하고 부정직한 조직과 사람은 못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의 적을 응징할 수 없는 국가는 그 불철저함에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도 촉구했다. 그는 "일찍 물러났어야 할 엄 사장은 버스 떠난 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서 '데스크 기능을 강화하고 법률 전문가의 사전 검증 시스템 등을 도입하겠다'는 원론적 대책을 내놓는가"라고 반문하며 "조직의 장은 변명할 수 없다. 오직 책임을 질 뿐"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엄 사장이 "’PD수첩’의 문제제기는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과 공공 이익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던 점을 들어 "거짓말이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면 사기도, 살인도, 강도질도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며 "살인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하면서 결과적으로 인구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말한 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MBC는 이날 개최한 확대 간부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송' 제재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MBC는 문제 프로에 대한 책임을 물어 PD수첩의 조능희 책임프로듀서와 송일준 진행자에게 보직해임을 구두로 통보하고 조만간 정식 인사 발령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는 사측의 사과 방송 결정 수용 등에 반대하며 방송센터 1층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가며 극렬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