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31일 사설 <'전교조 교육감'은 안 된다는 서울 유권자의 뜻>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전교조 지지를 받은 주경복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투표율은 15.4%로, 지난달 충남교육감 선거 17.2%, 지난 23일 전북교육감 선거 21%보다 훨씬 낮았고 작년 2월 부산교육감 선거 15.3%보다 0.1%포인트 높았다.

    공 후보가 당선된 것이 그에 대해 유권자들이 호의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사실은 전교조 후보가 서울시교육감이 되면 이 나라 교육은 어디로 굴러갈 것인가 하는 위기의식에서 투표장으로 간 사람이 적지 않았다. 공 당선자도 '전교조에 휘둘리면 교육이 무너집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어 그런 분위기를 활용했다.

    정부의 '4·15 학교자율화'로 교육감에겐 큰 권한이 주어져 있다. 서울시교육감 어깨는 특히 무겁다. 공 당선자는 '전교조 교육감만은 안 된다'고 한 유권자 뜻을 잘 새겨야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학교,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이 자기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학교와 교사들을 분발시키는 교육정책, 특히 교원평가제는 되도록 빨리 시행할 필요가 있다.

    공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기된 비판을 잘 새겨야 한다. 다른 후보들은 공 당선자에게 "잘하는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학업능력이 떨어지고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아이들에게 각별한 신경을 써주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뒤떨어지는 학생들에겐 별도 전담 강사를 붙이는 방법 같은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국제중, 자사고, 과학고, 영재고도 많이 만들어 수월성 교육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공 당선자가 서울시교육감으로 일한 2005~2007년 3년 내리 서울시교육청이 국가청렴위원회 청렴도 측정에서 전국 공공기관 중 꼴찌를 한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얼굴을 들기 어려울 만큼 부끄러운 일이다. 교육감이 확고한 청렴 의지를 갖고 단호하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한다.

    서울시교육감은 세계와의 경쟁을 생각해야 하는 자리다. 뉴욕, 워싱턴, 일본, 핀란드에서 어떤 교육감이 무슨 교육개혁을 주도하고 있는지를 보고 그들을 앞서 갈 대한민국 교육의 기틀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