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로 가져간 국가기밀 반환 거부를 철회한 데 대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처리하라"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자료를 반환하기로 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국가기록원측에서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지시해 노 전 대통령의 열람권 편의 요구에 화답했다.

    청와대는 노 전 대통령측의 반환 거부 철회에 다행이라는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완벽한 원상 회복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자료 반환이 이뤄지더라도 실정법 위반 사실은 그대로 남아있어 국가기록원의 검찰 고발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비록 늦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 위법 상태를 인정하고 반납의 뜻을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완벽한 원상회복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그간의 과정에 대해 "그동안 청와대는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고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조용하고 원만한 문제 해결을 추진해왔다"면서 "그러나 공직자 입장에서 위법 상태를 알면서 이를 묵인하는 것은 직무유기며 이 때문에 국가기록원이 공식 절차에 따라 회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이 사안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관한 문제"라며 "대통령도 법 아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BBK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에 응했던 것이 아니냐"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도 대리인을 보내면 얼마든지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편의 제공은 구체적으로 논의해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현재 불법 상태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먼저 해소하고 나서 대책을 강구하자고 해야지, 자기 편의가 우선되는 것은 법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이 편지글에서 경제위기, 정치공작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소이부답"이라며 맞대응을 피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먼저 올리고 난 뒤 청와대로 팩스를 발송했다.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올린 시간은 이날 오후 4시 23분이며, 청와대에는 4시 30분에 팩스를 보낸 후 전화를 통해 팩스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4시부터 시작한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 도중 이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