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 18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밝힌 날 총격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개원연설 내용과 금강산 피격사건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북측에 대화 재개를 제의한 연설내용과 이날 발생한 피격사건을 연관지어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강산 사건은 정부가 사태 진상을 정확하고 충분히 파악한 뒤에 구체적 대응책을 낼 것이고, 개원 연설은 앞으로 현 정부의 남북관계와 정책을 이렇게 갖고 가겠다는 큰 방향을 밝힌 것"이라며 "물론 공교롭게 같은 날 미묘한 시점에 겹쳐 이런 저런 관측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큰 방향을 강물의 흐름이라면 돌출적인 사안도 생길 수 있지 않느냐"며 "물론 금강산 피격사건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고 진상규명과 대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위해 청와대로 출발하기 직전에 금강산 피격사건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금강산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상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큰 정책 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즉흥적으로 바꿀 수는 없지 않느냐"며 "사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으며, 사안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의 중요한 정책사항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결정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북측에 전면적인 대화를 제의한 이 대통령의 연설은 금강산 사건을 염두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유효한 것이지만,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이 피격 사망당한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진상 파악이 안돼있고 어떻게 전개될 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하거나 대북기조를 바꾸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하필이면 이날 이런 일이 발생하느냐"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