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일만에 열린 국회 개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 국회의원들의 한나라당 일괄 복당으로 지원군은 크게 늘었지만 거대 여당의 출현에 소수 야당도 전열을 정비하고 고삐를 바짝 죄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거리의 촛불은 잦아들었지만 현 정부 비판 세력은 다시 지지층 결집에 나서며 이명박 정권에 대항할 태세다. 11일 시정 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은 이들에게 발목을 잡혔다. 본회의장 앞에선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 본회의장 안에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철청장 경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벌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뜻에서 남성 의원들은 빨간색 넥타이를 맸고, 여성 의원들은 빨간색 머플러를 하고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들은 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성명서에서 이들은 "지금까지 이 대통령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상황을 모면하려는 데만 급급하고 있고 두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인사나 정책의 근본적 변화는 없다"며 "구속력도 없는 소위 '추가협의'로 수세적 국면을 호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 및 시위 구속자들 석방과 수배·출국금지 해제 조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수사 중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해임을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초 이 대통령이 입장할 때 피켓시위를 계획했으나 예우 차원에서 하지 않기로 했고, 이 대통령이 입장할 때에도 기립과 박수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역시 예우 차원에서 실행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시 기립은 했지만 시정연설 내내 박수 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민노당의 경우 시정연설 취소까지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본회의장 앞에선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여 한나라당 의원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순간에는 민노당 의원이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습니다"고 외쳤지만 이 대통령은 들은 체 하지 않고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