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일 사설 'KBS MBC가 전경 어머니들 마음을 매일 밤 인두로 지져댄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53.8%의 국민이 최근 촛불시위 양상을 놓고 "경찰이 과잉진압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들을 시위대의 매타작 앞에 무방비로 내놓고 매일 밤 가슴을 졸이고 있는 전경 어머니들의 속이 또 한 번 내려앉을 소식이다.

    요 며칠 서울 도심에 한 번만이라도 발걸음을 옮겼더라면 누구 눈에도 훤히 드러났을 일이 왜 이렇게 거꾸로 인식되고 있을까. MBC 뉴스데스크는 26일 서울경찰청 1기동대 1중대원 30여 명이 시위대에 붙잡혀 돌려가며 매타작을 당했던 날에도 물대포 쏘는 경찰을 보여주고는 "우리가 돌 막대기를 든 것도 아니고 우비 하나밖에 없는데…"라는 시위대 인터뷰를 내보냈다. 뉴스데스크는 28일 서울 도심이 폭력시위로 완전히 마비되는 걸 훤히 보면서도 "80년대 방식으로 (경찰이) 사람들을 토끼몰이식으로 막아서…방패로 찍고" 하는 인터뷰를 천연스레 방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6·10 집회 이후 30일까지 21일 사이 여섯 차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그 사람은 남대문경찰서 강력팀장이 시위대에 붙들려 인민재판을 받았던 27일 "정부의 벽창호 같은 태도로 국민이 흥분한 건 사실이지만 지난 50일 동안 촛불시위는 매우 평화로운 행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MBC 전파를 전세 낸 듯 "정부 발표는 아무 내용 없다(12일)" "문제를 일으킨 건 정부(17일)" "고시 강행은 사기극(25일)" 같은 말을 연이어 토해냈다. MBC는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이 나오지 않는 날은 홍보팀장 같은 사람을 대타로 등장시켰다. MBC 뉴스데스크가 15일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통령 목소리를 내보낸 것이 19일 사과 회견을 빼 놓고는 이 기간에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대통령의 육성을 전파로 실은 유일한 날이었다.

    KBS 뉴스9는 29일 "경찰이 물대포를 쏘기 시작하자 시민들이 소방호스를 끌어와 맞섰고" "경찰이 분말소화기를 뿌리자 시위대는 젓갈이 든 물총을 쏘고" "경찰이 곤봉과 방패로 진압에 나서면서 양측 충돌은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했다. 시민들은 사라지고 시위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한복판을 무법천지로 만들던 날에도 시위 현장에서 사라져버린 시민들을 억지로 끌어다 경찰 과잉진압에 시민이 맞선다는 공식을 정해놓고 보도하고 있다.

    국민의 방송이란 공영방송 전파가 장도리 쇠망치로 집단 린치를 당하는 전경들을 '폭력 경찰'로 뒤집어 놓으면서 전경 어머니들의 타는 속을 달군 인두로 또 한 번 지져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