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할 때 마다 찬밥신세였다. 집회에 갔다온 의원들 마다 시위 참가자들에게 "여기 왜 왔느냐"는 핀잔만 들었다고 소개한다. "곁불을 쬔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26일은 분위기가 달랐다고 한다.

    26일 오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고시 관보를 게재하자 민주당은 이날 저녁 촛불집회에 다시 참가했다. 정부의 장관 고시 관보 게재로 강경해진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정세균 추미애 의원 등 당권 주자들까지 합류했고 천정배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합류했다.

    매번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시위 현장에서 이날 만큼은 시위대에게 박수를 받았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손학규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많은 의원들이 광화문으로 나섰고 대표 후보들도 나섰다. 정세균 추미애 천정배 의원 등 중진 의원들도 많이 나갔다"며 "특히 밤에는 김상희 안민석 이종걸 강기정 최규성 김세웅 의원 등 7명이 (경찰의) 물대포 진압을 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가 나가서 막아야 겠다'고 해서 나섰고 시위대 맨 앞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을 막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 아침 5시 30분까지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나왔다"고 했다. 손 대표는 본인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대표실에 와 밤을 꼬박 새면서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 '폭력 사건'을 두고는 한나라당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 모 의원이 아침에 알아보니까 기동대장을 폭행해서 기동대장이 턱이 나갔다고 한다"고 비판했는데 손 대표는 "안 의원이 경찰 간부에게 린치를 당하고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우리 의원들이 (시위현장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경찰이) 강경진압을 하고 몰아붙이려한다'고 해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했고 '폭력진압을 중지해달라'고 했는데 어 청장은 전혀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폭력을 유발해 공안 정국을 조성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기도가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을 억지로 속이고 누르려고 해서는 안되고 거기에 일부 보수세력을 앞세워 민민갈등, 좌우갈등으로 사태를 발전시켜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