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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형규-박형준 체제를 구축한 청와대 '소통라인'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전면 인사개편에서 정무와 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맹형규 박형준 전 의원을 각각 정무수석과 홍보기획관에 임명, 내정했다. 새 정부 출범 초기 국정혼선을 빚으며 지지도가 급락한 근원적 요인으로 '소통 부족'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당청간,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 해결이라는 '특명'을 부여받고 긴급투입된 맹 수석과 박 전 의원의 등장으로 '여의도 정치'와의 관계복원도 예상된다. 3선 의원 출신의 맹 수석에 대해 청와대는 "솔직담백하고 온순한 성품으로 원만하고 폭넓은 인간 관계가 강점"이라며 "균형 감각과 부드러운 이미지의 중견 정치인으로서 풍부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회, 시민단체 등의 갈등 조정을 통한 상생 관계 구축에 적격"이라고 기대했다. 부산 출신의 박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캠프 대변인과 한나라당 대변인을 잘 소화하며 대언론, 대국민 메시지 전달능력이 검증됐으며 홍보기획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맹 수석은 23일 임명장을 받자마자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함께 국회로 향했다. 맹 수석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을 차례로 접견하고 취임 인사를 했다. 지난 2월 취임 다음날 내각 인선 파동 속에서 인사청문회 협조 요청이라는 짐을 안고 국회를 찾았던 1기 멤버 보다 한템포 빠른 움직임이다. 전날 청와대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가진 맹 수석은 이날 긴급당정협의회를 주선해 쇠고기 추가협상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등 당정청을 아우르는 '조율자'로서의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이날 홍보기획관 내정이 공식 발표된 박 전 의원은 오후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대변인실 관계자,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비서는 입이 없다"는 철칙을 내세워 대언론 접촉을 기피했던 과거와 확연한 대조를 이루며 청와대의 소통노력을 내비친 것이다. 박 전 의원은 단순한 홍보 차원이 아닌 이명박 정부의 이미지를 정교하게 다듬어 국민 신뢰를 회복함과 동시에 국민 여론을 적극 수렴해 정책으로 전환시키는 '스핀 닥터(spin doctor)'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석급으로 신설된 홍보기획관은 수석비서관 회의에도 상시 참석하게 된다.
홍보기획관실 아래에는 홍보1, 홍보2, 국민소통, 연설 등 4개 비서관을 두는 것으로 확정됐다. 홍보기획을 맡는 홍보1비서관에는 이동우 한국경제신문 전략기획국장, 메시지관리 담당의 홍보2비서관에는 이성복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이 내정됐다. 인터넷 여론을 전담할 국민소통비서관에는 김철균 전 다음 부사장이, 연설비서관에는 정용화 전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이 각각 임명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