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1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시민논객이었던 이른바 '고려대녀'로 불린 김지윤씨를 "고대 학생이 아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네티즌의 비난이 거세지자 20일 저녁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김씨의 이력이 기록된 문서를 들고 나와 "지난주에 이 프로그램에 '서강대녀'와 '고려대녀'가 나온 적이 있다. 그 고대 여학생은 김지윤 학생인데 고대 학생이 아니라 고대에서 제적 당한 학생이다. 이력을 보면 민주노동당 당원이고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도 선거운동을 했다. 정치인이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나올 때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나왔다. 이게 얘기가 되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사회자 손석희씨는 "주 의원이 문제 제기를 했는데 우리에게 전화가 왔다. 아까 문제 제기한 김지윤 학생이 복학됐다는 얘기가 있다. 제적됐다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얘기다"고 공지했다.

    이후 김씨는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글을 올려 "나는 지금 고려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2006년 출교 조치 이후 2007년 법원으로부터 무효판결을 받았고, 가처분 판결을 통해 학생 신분을 회복했다"고 반박하며 "앞으로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잘못된 발언에 대해 바로잡으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2006년 '고대 교수감금 사건'으로 출교됐다가 최근 복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들은 주 의원의 미니홈페이지에 "한나라당에서 패널 선택을 잘 못하신것 같네요. 그냥 조용히나 계시지 정말 창피합니다"(아이디'박민경'), "정말 그것도 자랑스런 반박이라고…당당하게 자료랍시고 뽑아든 그 두손이 부끄러웠겠습니다"('박수경'), "토론의 찬반 유무를 떠나서 불명확한 정보로 한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키신 것 같습니다. 소송이 진행되기 전에 먼저 정중히 사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이지현')라는 글을 올려 비난했다. 주 의원의 공식홈페이지는 네티즌의 비난으로 다운된 상태다. 또 민주노동당은 이날 성명에서"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고려대녀, 김다르크' 등으로 불리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김지윤씨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며 "주 의원은 김지윤씨와 민주노동당, 그리고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네티즌 '라끄메냐'는 "본질은 김지윤씨가 진짜 고대생이 맞느냐가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때 토론에서 순수한 학생인 것처럼 나온게 문제"라는 의견을 남겼고, '이현호'는 "만약 쇠고기 수입을 찬성을 하는 한 고대생이 말을 참 똑부러지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뉴라이트계열에 소속된 학생이었다면?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당신들은 어떻게 했을지", "주 의원이 말하기 전까지 솔직히 난 당신이 정말 순수하게 쇠고기 문제를 걱정하는 대학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당신으로 인해 이제 촛불집회에 참여할 생각은 전혀 없어졌다. 촛불집회는 당신같은 사람들이 앞에 나서서 선동하는 정치집회가 돼버렸으니 속았다는 생각에 배신감마저 느껴진다"('투비'),"학생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 눈에는 기성정치인들과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ninapao')는 의견을 올려 김씨를 질타했다.

    한편, 20일 오후 김씨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학증명서 사본을 들고 나와 주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및 음해 등의 책임을 묻기 위해 임종인 전 의원(무소속)의 도움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 측은 이날 저녁 언론사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대 측에 확인해 본 결과 3월 17일 법원이 김지윤 학생의 출교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현재 복교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토론회를 몇 시간 앞둔 시간에 보좌관이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사이트에 게재된 김지윤씨 관련 이력을 보고했고, 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한 발언"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주 의원은 이어 "비록 의도되지 않은 착오였으나, 경위야 어찌됐건 본인의 발언으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김지윤 학생에게는 마음으로부터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