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야당이 나서야 한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20일 최고 지도부 회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조기 등원론을 꺼냈다 퇴짜를 맞았지만 손 대표는 이날 다시 등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 이상 국회 등원을 거부할 경우 자당이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특별 기자회견을 "막말로 '배째라'였다"고 혹평했지만 자당의 등원 거부에 대해서도 못 마땅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책임지지 못하고 국민에게 계속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국정의 파트너로서 우리 야당이 국정의 책임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떠안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나라가 망해가고 국민 생활은 도탄에 빠지고, 국민의 마음은 허탈하고, 마음 둘 곳 없는데 이명박 정권이 망해가는 것을 보고 즐길 야당이 아니고, 여유가 없다"며 "야당과 국회의 역할, 정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한 자세로 적극 찾아 나서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최근 자당 의원들을 선수별로 나눠 오찬을 하며 등원론을 설파하고 있는 중이다. 이날도 초선 의원들과 만나 등원에 대한 의견수렴을 계획하고 있고 23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당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천 공동대표도 등원론에 말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지금 등원 시기를 두고 당내에 논란이 많은데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는 시기를 언제라고 못 박는 것보다는 우리가 국회에 들어가서 쇠고기 문제를 해결할 틀이 만들어지면 언제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다시 말하면 여야 협상에 의해 국회에서 쇠고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틀이 만들어 질 때가 등원 시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 당의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협상파트가 그 틀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그것이 지연되면 우리가 만들어서 가야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 역시 이전보다 좀더 유연해진 입장이다.

    손 대표의 조기 등원론을 대놓고 퇴짜놨던 원혜영 원내대표도 입장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만난 뒤 등원에 대해 원칙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의 특별 기자회견에 대해 "진정 반성했다면 마늘협상과 같은 잘못된 사례를 들어서 합리화시킬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따라서 재협상을 해야되는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지만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선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와 그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보면서 국회의 역할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라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