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6.4 재보선 참패로 '쇠고기 민심'이 증명되면서 국정쇄신 폭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선거결과에 따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직접 언급을 피했지만 충격과 침통한 분위기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유권자의 표로 '쇠고기 민심'으로 확인한 여권은 현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수석의 인적쇄신 요구가 커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4일 청와대 관계자는 '사람을 쉽게 교체하지 않는' 이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을 밝히며 인적쇄신 대상도 기대보다 소폭이 될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이또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적쇄신 강약 여부는 6일부터 이어질 대규모 촛불시위와 민심변화에 주된 요인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폭넓은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여당의 압박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5일 "그동안 당에서 여러번 얘기했던 국정쇄신, 인적쇄신이 늦어지는 감이 있는 데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 새로운 각오로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인적쇄신이 예상보다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라"며 "민심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후보군들은 '강부자' '고소영' 내각에 대한 비판과 자성을 출발점으로 삼는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좋은 약은 쓰다"며 재보선 결과를 받아들였다. 집권여당이 승리도 패배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를 얻는 것보다 냉정한 민심을 확인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있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류우익 대통령실장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기류도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기대이하의 인적쇄신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괜히 미적거리다 여론에 떠밀려 억지 쇄신을 하는 모양새가 된다면 하나마나한 수습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