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어륀지'(오렌지) 발음 논란이 "큰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월 30일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었던 이 총장은 영어 발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에서는 '오렌지(orange)' 라고 하면 못 알아듣고 '어륀지' 라고 해야 알아듣더라"고 말한 것이 언론과 네티즌의 비아냥거리가 됐었다.

    이 총장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사실 공청회 자리에서 어떤 학부모가 '발음을 원어민에 가깝게 해줄 용의는 없느냐' 이런 질문을 했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동조를 해준 내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그런데 그것을 확대 재생산되면서 오해가 크게 됐던 것 같다. 골자는 어디로 가고, 말꼬리를 갖고 그냥 조롱을 하는 쪽으로 갔다"며 "본인의 의도하고 상관없이 받아들이는 쪽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걸 배웠기 때문에 반성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또 논란이 됐던 영어 몰입식 교육과 관련, "내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아동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사교육비를 너무 많이 지출하다 보니까 학부모 부담이 큰 것이 마음 아팠다"며 "(국민소득)4만 달러 이상 되는 국가들을 보니 전부 영어공교육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1년에 1조원씩 5조원 정도만 쓰면 국가에서 공교육을 책임지고 아동도 학부모도 국가 재정도 전부 해방이 되지 않을까 싶어 추진했다"고 말했다. '영어 몰입식 교육 발표를 하자마자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총장은 "사교육 시장이 그것을 이용했던 것"이라고 말한 뒤 "앞으로 준비만 된다면 5년동안 기초를 쌓고 10년 계획을 잡아서 초등학교 3학년부터 차근차근 하면 영어과외를 할 필요가 없다. 아직도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대운하 문제 등 여러 정책이 여전히 혼란상태인 데 대해 "새 정부로서는 의욕도 넘치고 경제 살리기, 일자리 창출, 이런 데 상당한 집중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쪽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다른 쪽에서 오는 정치적 상황이라든지 쇠고기 협상 이런 것을 덜 신경 썼던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