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각계 원로들을 만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민심수습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통합민주당은 "지금 적당히 장관과 수석 몇명 목 날리는 것으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해선 안되고, 여당도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라"며 장관고시 철회와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거듭 요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2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촉구한 뒤 "우선 다른 것 제쳐두고 장관고시를 철회하고 내일 (관보에) 게재하는 것 철회하고, 재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그 의지를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내일이면 이 대통령 취임 100일인데 아무리 따져봐도 칭찬과 격려 거리가 없어 안타깝다"며 "경제 살리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이명박 후보의 숱한 허물을 덮고 뽑아줬는데 경제살리기는 실패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관심도 못썼고, 서민은 안중에 없으며 오직 기업프렌들리라는 마음에서 대재벌 중심의 경제를 하고 있다. 이제라도 제대로 국민의 뜻을 섬겨야 하는데 아직도 한반도 대운하 정면돌파 소리가 나오고, 수도 민영화하는 물자원 지원법을 예고하면서 서민생활과 동떨어진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의 진압에 대해서는 격앙된 반응을 쏟았다. 손 대표는 "한 청년은 고막이 터졌다고 하고, 반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증언도 있다. 어제 박상천 대표가 총리에게 전화하고, 원내대표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 시민 안전 보장하고 보호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는데 바로 앞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것은 시위를 예방하는 게 아니라 직접 위해를 가해 보복을 하는 단계"라고 질책했다.

    손 대표는 "일선경찰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그 상부는 정치 최고 책임자의 의향을 보고 진압책을 세우는데 이 정부는 국민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의 말뿐인 사과도 내용이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미봉으로 간다면 국민을 업수이 여기고 국민을 수단으로 여기는 자세로, 정국을 적당히 넘기려 한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거부하고 저항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전혀 못 읽었다"며 "그러니까 (촛불집회에) 만명이 모였다니까 촛불 값 냈는지, 누가 냈는지 보고하라고 하는, 사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세를 국정최고 책임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나서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재협상 결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킬테니 그것을 기초로 재협상을 하고, 가축전염병예방법도 개정할테니 그것을 이용해 (미국과) 재협상하자고 말하라"고 촉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내각 총사퇴"와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고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가경영의 가장 기초인 민심수렴에 아마추어 대통령이 들어서 국민 고통시대가 열렸다"며 "총리를 바꿔도 대통령의 생각과 자세가 안 바뀌면 소용없기 때문에 대통령의 생각과 자세를 바꾸는 것이 대쇄신"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