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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31일자 사설 "촛불로 제 몸 태우겠다는 민주당"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통합민주당이 31일부터 전국에서 쇠고기 정부 고시에 항의하는 장외 규탄대회를 연다. 민주당은 앞으로 광우병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전에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길거리에서 부딪치지 말고 서로 다른 견해를 국회에서 논의하라는 게 의회 제도이고, 정당 정치다. 국회에서 더 이상 논의가 불가능해졌다면 밖에 나가 투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쇠고기 문제는 국회에서 제대로 다뤄진 적도 없다. 청문회 한 번 하고 사실상 끝이었다. 민주당은 쇠고기 문제와 연계해 18대 국회 개원(開院)도 막고 있다. 국회 문도 열지 못하게 하면서 장외투쟁을 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키우자는 것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광우병 파동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합리적·이성적 판단 못지않게 국민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말했었다. 광우병에 대한 합리적·이성적 판단과 국민의 생각이 갈라져 있다는 말이다.
지금 합리적·이성적 판단은 동물성 사료 금지 이후 11년간 태어난 미국 소 중 광우병 걸린 소가 한 마리도 없다는 것, 미국 땅에서 인간 광우병 걸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 미국인이 30개월 넘은 쇠고기를 더 많이 먹는다는 것,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똑같은 것이 수입된다는 것, 우리뿐 아니라 세계 96개국이 제한 없이 미국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 식품 안전 시스템은 미국이 우리보다 철저하다는 것, 우리가 미국에 수출을 하려면 우리도 미국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 사실들을 모를 리가 없다. 모른 척 고개를 돌리고 있을 뿐이다. 민주당은 합리적·이성적 판단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행동은 그 반대로 하기로 했다. 무책임하다는 것은 이런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야당도 비판할 것을 비판해야 한다. 민주당이 질타해야 할 것은 광우병 위험이 아니라 대통령 방미에 맞춰 쇠고기 협상을 급하게 타결 지은 정권의 속보이는 행동, 그 속에 들어 있는 국민에 대한 오만, 영어 문구 하나 번역 못하는 무능, 문제를 이렇게 키워놓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는 정권의 한심한 꼴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 제쳐두고 광우병 촛불집회에 눈이 팔려 있다. 이러려면 민주당은 당의 성명으로 "미국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고 선언해야 한다. 세계적 화제가 될 것이다. 민주당은 언젠가 오늘 든 촛불이 제 몸을 태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