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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연구 용역에 참여하고 있는 국책연구소 한 연구원이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이해가 안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박 교수는 2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금까지 본인이 그걸 연구했고 반론을 못하는 것 같으면 그동안 연구한 사람들을 불러 가지고 물어보기도 하고 해야하는데 한번도 그런 게 없었다"며 "상식이 좀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환경문제연구소장인 박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한나라당 운하정책환경자문교수단 단장을 역임했다.박 교수가 지적한 내용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라는 김이태씨가 2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요즘 국토해양부 TF팀으로부터 매일 매일 반대논리에 대한 정답을 내놓으라고 요구 받는다"면서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반대논리를 뒤집을 대안이 없다. 수많은 전문가가 10년 연구했다는데 실체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한 것이다. 김씨는 현재 국책연구원에서 일하고 있으면서도 "본의 아니게 국토해양부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사이비 과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등 다소 납득하기 힘든 면도 보였다.
박 교수는 김씨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지금까지 (운하를 연구한) 그분들을 아무도 거기 불러서 얘기를 해본 적도 없는데 10년 동안 아무 실체도 없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반론을 자기가 못 만들면 능력의 한계지 그걸 이 (4대강 정비) 계획에 대한 문제라고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치수와 수질개선을 위해 연 4조원 가량이 투자되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제 근본적으로 본류구간에 대해 추진해야 하며 앞으로 국토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운하와 관계없이도 분명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4대강 정비사업'을 설명했다. '대운하 추진'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박 교수는 "1단계로 (정비사업을) 해서 실제로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면 2단계로 갈 수 있는 거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반면 대운하 프로젝트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는 서울대 김정욱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자기 직장을, 불이익을 감수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라며 "어제 밤에 이걸 읽어보고 참 잠이 안오더라. 그분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김씨를 두둔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김씨의 돌발행동과 관련해 "연구원 개인의 의견이며 국토부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도 반대 논리에 정답을 내 놓으라고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김씨 주장을 일축했다. 또 "보안각서를 받는 것은 국토해양부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정부에서 발주하는 모든 연구용역에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절차"라며 "확정되지 않은 정책관련 사항이 외부로 유출돼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가 인터넷에 퍼뜨린 글에서 발견된 몇가지 이상한 점이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사'출신의 김씨가 일부러 공개하기 위해 올린 글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예기'를 올리는" "'모둔' 불이익을 감수할…" "오가는 메일 및 자료가 '보완'을 요구할 필요가 있나"고 쓰는 등 여러 곳에서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틀리고 있어 특정한 상황에서 허겁지겁 작성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