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와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이 감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발단이 됐지만 문제는 두 사람간 짧은 전화 통화가 화를 키웠다.

    버시바우 대사는 21일 오전 손 대표에게 전화를 해 전날 손 대표가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30개월 미만의 소만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불만을 쏟았다. 버시바우 대사의 전화에 화가난 손 대표는 "지금 얘기하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따졌고 "미국 대사가 야당 대표에게 이런 식으로 전화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사로서 내게 찾아오든지 면담을 하든지 편지를 보내든지 해라"고 충고했다. 손 대표는 대변인을 통해 전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뒤 버사바우 대사에게 "적절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버사바우 대사도 발끈했다. 그는 민주당의 해명요구에 "사적으로 전화통화를 한 것일 뿐"이라며 "민주당이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것에 대해 조금 놀랐다. 손 대표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말해 실망했다'고 말했다"고 재차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손 대표와 버시바우 대사는 사적으로 대화하는 사이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쇠고기 문제가 사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전 국민의 불안감이 팽배해 있고, 한미간 중대 현안이 된 쇠고기 문제를 미국 대사가 항의하고 문제제기한 것이 어떻게 사적인 대화가 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그는 "외교관이 국가간 중대 현안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응당한 절차와 예의를 갖췄어야 옳다"고 재차 충고한 뒤 "사적 대화라고 강변하는 버시바우 대사의 태도야말로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