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직에 종사하는 성직자가 현실정치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과 관련하여 일개인의 의견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종교적 차원에서 민주시민의 자격으로 개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권에 속한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듯이 종교인이면 종교인다운 훌륭한 덕성과 신앙심에서 우러나는 진중하고 광명정대한 의견을 개진해야할 사회적 책임 역시 뒤따른다는 사실은 종교인의 사회적 책임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일부 좌편향 종교인들이 보여 온 ‘현실정치참여’의 그릇된 모습은 이를 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매우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민주 국가의 성직자는 깊은 영성에 의거한 사회통합의 열망으로 가득 찬 화합의 모습을 지향하여야 한다는 것은 성직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본질적인 문제다. 이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영적 지도자가 곧 성직자의 덕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종교에 종사하는 성직자는 특정 정당이나 국가지도자에 대한 일방적이고도 편협적인 공개적 비판을 지극히 삼가야 하며 국가 정책을 비판함에 있어서도 지극히 절제되고 자제된 표현만을 취사선택하여야 할 책임 또한 뒤따른다고 할 수 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5월 19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김희중 주교는 광주 남동성당에서 개최된 5·18기념미사에서 ‘미국쇠고기 전면개방’ 문제와 더불어 이명박 정부의 ‘혁신도시 축소 움직임’ ‘대운하 추진’ 등 정치적 민감 사안에 여과 없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어 신자들의 빈축을 사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김희중 주교는 미사 중 이명박 정부의 혁신도시 추진 움직임에 대해 “그동안 수십 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책이 우리나라 두 세 지역에 집중돼 나머지 지역은 낙후되어 자립할 수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여러 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국가 균형 발전 정책을 세워 추진해 왔는데, 최근 산술적인 숫자의 논리를 내세워 이를 축소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고 포문을 열어 ‘노무현 정권 칭송’ ‘이명박 정부 비판’이라는 편향적인 모양새를 연출해 냈다.

    노무현 정권이 만든 혁신도시건설이라는 생뚱맞은 정책은 깊은 정책적 고려와 검토 없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며 급조하여 과도하고 일방적으로 실행함으로서 국민들의 원성을 산 대표적인 인기 영합정책 중의 하나다. 노 정권 시대에는 ‘혁신’ ‘혁신’ 외치며 좌경화 정책을 인위적으로 생성시킴으로써, 사회 곳곳에 좌파적 씨앗을 뿌리고 정치적 ‘포플리즘’을 극대화시켰었던 것이다.

    김 주교의 강도 높은 정부 비판 발언은 혁신도시의 실체를 잘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좌파 정권을 칭송하고 이명박 정권을 비하할 목적이 다분히 들어있는 고의성 공개 발언인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기 십상이다. 또 김 주교는 “주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머슴은 쫒겨날 것” 이라는 매우 무차별적이고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미사강론을 했다니 과연 김 주교의 발언이 어떻게 성직자의 영성어린 강론이라고 해석을 내려야 할지 참으로 난감할 뿐이다.

    현실정 치에 극도로 탐닉하거나 관심이 정치판에 그토록 많다면 굳이 성스러운 성직자 옷 뒤에 숨어서 젠 체하며 극단적 비판만을 일삼지 말고 과감히 성직자 옷을 집어 던지고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정치인으로 변신하여 일장 연설하면 될 것이 아닌가 싶다.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을 거치는 동안, 지나치리만큼 현실정치에 개입하는 일부 종교인의 어쭙잖은 모습을 보고 그래서 ‘교회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달라는 국민들의 비판적인 목소리 또한 매우 크다는 사실을 일부 성직자들은 깊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