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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때아닌 집안싸움으로 골머리를 앓고있다. 싸움의 소재는 여권과 대치 중인 '한·미 FTA 비준동의안' 문제다. 여권과 첨예한 대립 상태여서 FTA 문제에서 민주당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는데 중요한 이슈를 두고 삐걱거리는 것이다.
더구나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FTA 처리 키를 쥐고 있는 김원웅 의원이라 민주당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김 의원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두고 당 지도부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도부가 '쇠고기 재협상'없이는 FTA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재협의해 합의된 안을 국회에 가져올 경우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통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할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할 경우 FTA 처리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김 의원은 18일 저녁 국회 상임위원장실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와 민주당 간사 이화영 의원, 한나라당 간사 진영 의원과 민주당의 외교전문가로 꼽히는 정의용 의원과 함께 비공개 심야 회의를 했고 이 자리에서 정부 측으로 부터 한·미간 추가 협의 내용을 보고받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19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의원과 정부 관계자의 심야 회동에 대해 "형식이 적당치 않다"면서 김 의원에게 "정당인으로서 중대한 실수를 했다"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김 의원이 통외통위 위원장이지만 쇠고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국회 비준은 미국과 어깨동무하고 비슷한 시기에 해야 한다는 것이 당내 대다수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원내대표나 당 대표도 특정 사안에 개인 의견은 있지만 당 전체 의견을 무시한 주의주장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꼬집은 뒤 "김 의원 개인의 정치적인 견해가 지나쳤을 때 정당인으로서 자격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당 대변인으로 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김 의원은 20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 바로잡는 의미에서 나왔다"며 불쾌한 듯 마이크를 잡은 김 의원은 "최 대변인이 네게 대해 당과 상의하지도 않았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대변인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운영에 관한 모든 중요한 논의는 항상 여야 간사와 함께 했고 각당 간사들은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협의를 해왔다"면서 "우리 당 소속 간사도 마찬가지고, 나도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 때에 따라서는 내가 직접 손학규 대표나 김효석 원내대표에게 설명하기도 했고 빠짐없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제가 된 18일 심야 회동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최 대변인이 "모 호텔에서 회동 했다고 한다"고 브리핑했는데 김 의원은 "호텔이 아니라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7시에 모였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정부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보고 받았고 그 내용은 오늘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다"면서 "이 문제는 통외통위 문제만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이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고 특히 제1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 진지하게 논의하고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정부측에) 요구했고 그 요구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과 손 대표의 아침 회동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청와대 회동 이후 손 대표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한 뒤 "손 대표는 현재의 추가협의안이 국민을 납득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을 이 대통령에게 했고 최소한 하루 정도는 지켜본 뒤 협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손 대표와 얘기 나눴다"면서 "정부의 입장이 강경함에도 두 차례 정회까지 하면서 (추가협의) 결과를 얻어냈다. 결과가 만족스러운가는 별도의 문제지만 그런 과정에서 내 노력이 우리 당 입장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임위 운영을 하는 데 절차나 내용에 있어 당과 협의하는 것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변인이 직접 나서 '정치인으로서 자격' 운운 하는 것이 참 안타깝다"면서 "당 일부 지도부 인사들과 소신이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공개적으로 대변인이 당과 상의를 안 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정당인으로 자격이 어떻다느니 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도리상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