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한다. 이르면 20일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영수회담이 '쇠고기 파동'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까지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19일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을 손 대표에게 보내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손 대표도 이를 수락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오늘 박 정무수석이 손 대표를 방문했고 대통령께서 쇠고기 협상 등 국정 전반에 관해 야당대표와 영수회담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민주당은 영수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 일정과 시간, 참석범위 등 구체적 사항은 청와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안은 쇠고기 파동과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함으로 풀이되는데 회담 성과에 대해선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대통령을 대신해 이날 서울 당산동 민주당사를 찾은 박 수석은 손 대표에게 혼쭐이 났다. 박 수석이 "그동안 쇠고기 협상에 대해 민주당에서 여러가지 좋은 지적을 해주셔서 반성도 많이 했고 보완할 점도 상당히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 오늘 찾아 뵙게 됐다"고 하자 손 대표는 "앞으로 다 고치겠다고 얘기하러 온 것이냐"며 초반부터 박 수석을 코너로 몰았다.

    이에 박 수석이 "다 고치겠다기 보다 설명이 부족하고 소통이 미흡했던 면도 있다고 생각해서…"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고치겠다고 온 것이 아니라 변명하러 왔구만"하고 다그쳤다. "그러면 만날 필요가 없는데…"라고도 했다. 손 대표는 "이 정부에서 소통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은 뒤 "(정부는) 소통이라는 것을 진실을 진실되게 알리는 것 보다 어떻게 좀 포장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식의 얘기로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 소통보다 중요한 것은 물건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요즘 미디어 시대, 홍보 시대라고 해서 잘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은 역시 물건이 제대로 됐느냐, 물건이 진짜인가를 본다"고 충고했다.

    박 수석은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협조를 구했지만 손 대표는 "지금 물건이 잘못 만들어졌으니까 다시 만들겠다는 그 얘기 하러 온 것 아니냐"며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했고 박 수석은 "좋은 물건을 좀 만들 수 있도록…"이라고 거듭 부탁했지만 손 대표는 "바쁘실테니까…"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