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위해 야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힌 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도 "(이명박 정부를) 도울 용의가 있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쇠고기 파동'으로 경색된 정국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대통령께서 야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협조를 당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강 대표의 제안에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답하며 야당과의 대화창구를 열었다. 그러자 두 사람의 정례회동 뒤 손 대표가 "대화할 것은 대화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며 화답한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쇠고기, 남북문제 등으로 국가가 총체적 위기에 있다"면서 "난국을 헤치는데 우리의 역할을 적극 찾고 도울 용의가 있으며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나라가 잘못되는 것을 좋다고 보고 있을 민주당이 아니다. 당의 역할과 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면서 이 대통령과 대화하고 협조할 의항이 있음을 내비쳤다.

    일단 닫혀있던 대화창구가 열렸다는 점에선 기대해볼 법 하지만 두 사람의 회동으로 경색된 현 정국이 쉽게 풀릴지는 미지수다. 문제는 역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다. 손 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쇠고기 문제에 있어선 한·미 쇠고기 재협상이란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5·18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국가발전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했고 통합과 상생하겠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이 통합과 상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집권 후 모든 것에 대립과 갈등만 촉발해왔고 국민을 업신여겼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쇠고기는 단지 통상문제로만 봐선 안 되는 국민 주건 문제"라며 "국민들을, 청소년과 어린이를 한.미 통상의 수단으로 삼지말아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어제 기념사에서 쇠고기 문제를 회피했지만 스스로가 쇠고기 재협상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또 오는 21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고 이날 소집을 요구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서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과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 처리를 시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