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대형 경제협력이나 투자 등은 핵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봐가면서 해야되지만 인도적 지원은 여건이 갖춰지면 핵문제와 관계없이 해야하지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의 식량난을 언급하면서 "곡물값이 많이 올라 대북 식량지원이 크게 줄까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전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북한과 기회가 되면 직접 협의할 생각"이라고 밝힌 데 이은 것으로 '북한이 요청하면 지원을 고려하겠다'는 인도적 대북 지원 방침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 관계에 관한 클라크 총리의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북핵은 6자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래도 인내를 갖고 그렇게 해야 한다. 뉴질랜드를 위시해서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한-뉴질랜드 FTA 체결추진과 관련해 클라크 총리는 "한국과 뉴질랜드는 그동안 FTA를 위한 사전 조사(한-뉴질랜드 FTA 민간공동연구를 의미)를 끝냈는데, 이로 인해 생겨난 모멘텀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도 식량 수입국이기 때문에 미래에 안전하고 높은 품질의 식량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뉴질랜드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 "지난달에 FTA 예비회담 제안을 보고 받았는데, 한미 FTA 비준이 끝나면 바로 협상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은 쌀농사만 자급이 되는 것이지, 그 이외 식품은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국과 뉴질랜드가 경제적으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뉴질랜드와의 FTA 추진을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양국간 에너지 자원 개발 협력도 의제에 올랐다. 클라크 총리는 "한국 기업들이 최근에 (뉴질랜드의) 석유나 가스 탐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뉴질랜드 외곽 탐사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 투자를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해상석유 시추장비 등은 우리에게 경쟁력이 있는 만큼 양국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자원개발에 상호 협력해서 나가면 좋겠다"고 긍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 한-뉴질랜드 FTA 추진 등 경제 통상분야 실질협력 방안 △영화 등 문화 및 인적교류 협력 방안 △ 북핵문제 △ 기후변화 환경 등 국제무대에서의 상호 협력 방안 등을 의제로 회담을 갖고 오찬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