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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친박계 탈당인사를 전원 복당시켜라'는 25일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에 한나라당 주류는 냉담한 분위기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 불출마'라는 조건을 단 것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타났다.
강재섭 대표는 "복당 문제는 그동안 충분히 얘기했다"는 입장이다.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강 대표측 관계자는 "줄곧 강 대표가 밝혀온 입장 그대로"라며 "더 이상 특별히 할 말이 있겠느냐"고 했다. 공성진 서울시당위원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평소 박 전 대표의 원칙이 있는데 지금의 발언은 시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공 위원장은 "복당문제는 새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 민심에 따라 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우리 후보 생각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전체보다 자기 계파 챙기기에만 충실한 모습이 아니냐는 점잖은 비판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왜 조건을 붙인 것인지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표정을 보였으며, 소장파 리더격인 남경필 의원도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18대 국회 당선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안국포럼 출신의 조해진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지엽적 문제를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당선자는 "계파정치는 전당대회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당내 정치적 현안에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전면복당은 계파정치를 인정하는 격이 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최소한 복당할 때는 계파별 단체행동을 받아줘선 안된다"면서 "개별적, 선별적 입당은 지금이라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태근 당선자는 "박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당을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박 전 대표가 내건 '불출마 조건'에 의아해했다. 그는 다만 복당문제와 관련해서는 "새 지도부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