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의 재산등록 현황이 공개된 24일, '청와대의 입' 이동관 대변인의 주식 투자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대변인의 재산은 10명의 청와대 비서진 가운데 박재완 수석, 류우익 대통령실장에 이어 끝에서 세번째다. 재산이 적은 탓에 이 대변인은 주요 관심 인물(?)에 들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상장기업의 주식을 보유했었다는 사실로 눈길을 끌었다.

    이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로 주식회사 모코코 주식 7만5642주, 6500여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재산목록에 신고했다. 이 대변인이 주식을 보유했다는 것이 알려진 까닭인지 이 회사 주식은 오전 9시 35분경 코스닥에서 전날 대비 65원(14.9%)이나 오른 520원을 기록하며 초강세를 나타냈지만 "벌써 팔았다"는 이 대변인의 발표가 나온 뒤에는 다시 급락, 제자리도 찾지 못한 채 전날보다 10원(-2.20%) 떨어지면서 445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을 보면 '이동관 효과'로 이 회사 주식이 유명세를 탔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23일에는 64만주가 거래되는데 그쳤지만 이날은 무려 865만주를 사고 팔았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소프트웨어 공급 및 서비스 업체인 모코코는 1995년 피엘엠컨설팅으로 출발해 1998년 벤처기업에 지정된 뒤 2000년 모바일 솔루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상호를 변경했다. 2004년 10월 코스닥에 등록한 뒤 그해 11월에는 벤처기업으로 재지정됐다. 이 대변인은 이 회사 주식과 관련해 "몇년 전에 샀다가 엄청난 손해를 보고 이미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약 2년전 지인의 소개로 구입했지만 지난 3월초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산등록 신고 기준일이 지난 2월 25일인 관계로 이날 공개된 재산등록 현황에 나타난 것.

    이 대변인이 매입한 시점으로 알려진 2년전 이맘때(2006년 4월 24일) 모코코의 종가는 8087원이었다. 이 대변인이 매각했다는 3월초에는 평균 700원대에 머물렀으니, 어림잡아 따지면 10분의 1수준에서 처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대변인은 "아픈 과거"라며 웃어 보였다. 이 대변인은 이날 재산공개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입장을 밝히면서 "무조건 재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 공격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며 "소모적인 논란에 휩싸여 중요한 국정에 지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타인'을 '대변'했다.

    주식투자에 실패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떳떳해 보이는 이 대변인, 그리고 이 대변인이 보유했다는 소문 하나로 하루 급등락을 보인 주식시장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만약 이 대변인이 이 회사 주식으로 인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면 세상의 눈은 어땠을까'라는 질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