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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실세로 통했던 이재호 이방호 의원의 낙선을 두고 저 품격의 노골적인(?)표현을 했다고 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무성 서청원등 친박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오와 이방호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서 밤에 잠이 오지 않더라” 고 말했다는 기사가 화제만발하고 있다. 이 말은 서청원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친박인사들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후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이재오 이방호가 떨어지니 기분 좋아 잠이 안 왔을 정도라면 이재오 이방호 낙선이 그토록 기분이 좋아 붕붕 떠다닐 정도의 ‘환각제’ 역할을 했다는 셈이라도 되었는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런 무지막지한 말을 했다는 것이 만약,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심술과 오기의 극치를 표현한 말이고, 보복심리의 극치를 악의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천박한 언어 표현을 하지 않고서는 배겨날 수 없는 사람이 일국의 대통령을 했다는 것을 가정해 볼 때 참으로 기가 막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런 표독한 말을 할 정도의 분이 무서운 대통령 권력을 가졌을 때 그 얼마나 무서운 보복심리가 발동하여 그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괴로웠을까 하고 가상해 보니 소름이 끼칠 정도다.
김 전 대통령은 이재오 의원을 신한국당으로 영입한 인연을 갖고 있다. 대선 전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18대 국회의원 공천 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측근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것을 분기점으로 하여 이명박 대통령 측과 급속하게 거리가 벌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영삼씨를 대통령 시켜주다시피 할 정도로 팍팍 밀어주었다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 되자마자 등 돌리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은 기이한 전력을 가진 분이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고들 말한다.
정치란 것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낸다는 배신의 전형을 국민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는 셈도 된다. 만약 언론보도기사가 사실이라면 대통령까지 하신 분의 입(口)이 그토록 사려 깊지 못하고 가벼워서야 되겠는가…. 천진난만한 표현이라고 할지 아니면 철이 없다고 표현해야할지 이런 막말을 쏟아내는 사람을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뽑아 놓고 5년이란 긴긴 세월 속에 국민들의 운명을 맡겨 놓았다고 가정해 보니 그저 끔찍하기 짝이 없다.
명색이 대통령까지 지내 신분이 자제력이나 인내력도 없이 일촌의 격정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함부로 표현하는 것을 보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도 어지간히 착하디착하다. 비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 정적(政敵)이 자기에게 분노를 가져다 주었다손 치더라도 대통령까지 한 분이 공개적으로 정적의 불행을 즐기는 듯 고소해하는 대범하지 못한 모습은 이유야 여하튼 신사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평범하고 아름다운 국어의 표현을 구사 할 능력이 없는 사람과 천박하고 경박한 말을 사용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는 순간이다. 대통령은 인품도 두루두루 갖추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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