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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두고 통합민주당이 가열되고 있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4·9 총선 직후 서울지역 참패를 "정체성이 선명히 부각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하자 손학규 대표 지지그룹이 반격에 나서는 등 전당대회 시작 전 부터 정체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김부겸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박 대표의 주장에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른 후보를 한번 잡고 물어보길 바란다"면서 "대표가 말하는 민주당의 정체성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예를들면 김근태 전 대표나 임종석 의원이 정체성이 부족해 떨어졌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아마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우리를 아직도 과거 모습에 안주해 있다고 질책한 것 같다"고 주장한 뒤 박 대표에게 "아마 호남에서 선거를 치러서 우리(수도권 출마자)의 절박한 호소를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이어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경제 같은 문제는 대안 제시가 없지 않으냐, 이렇게 본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 자체를 깨지 않으면서도 바로 이런 유권자의 요구에 부응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참패한 것"이라며 "이제와서 우리 정통적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는 그런 정체성은 아니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과 총선을 통해 유권자의 이념적 성향이 보수화 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바로 이것이 앞으로 모든 고민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 이런 패러다임을 빨리 던지고 분배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국민 요구에 답을 해야 할 때가 왔다"면서 "이제 그 문제에 답할 수 있어야 하고 당당한 중도개혁주의를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손 대표가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데 대해서도 "손 대표가 여러가지 실무적 보고를 아직 다 못 받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우리는 구 민주당과 통합 하면서 아직 당원 명부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제일 밑바닥 조직이라 할 수 있는 당원협의회가 전혀 구성돼 있지 않아 그 과정을 거치고 하려면 5월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아마 빨라봐야 6월 말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