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는, 대통령은 일하는 곳"이라며 "친이는 없다. 복잡한 정치는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대국민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계보도 국민이 바라는 경제살리기 앞에는 그런 힘을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친 박근혜 전 대표계 탈당파들의 복당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힌 뒤 "경선이 끝났으면 친박, 친이는 없다. 과거에 친박이었던, 친이였던 한나라당이 하나가 돼서 국민이 기대하는 경제살리기를 이뤄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 다음에 출마할 사람이 아니다"며 못박았다. 복당문제로 갈등을 빚는 정치상황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가 아닐 뿐더러, 시기적으로도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해야할 때 국내정치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친이는 이제 없다"고 확언하면서도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라고 덧붙여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밖을 보면서 세계와 경쟁하면서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려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정치의 잡다한 문제는 당이 책임지고 해야된다"며 "정치적인 개인이해보다는 이 시대에 국민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의 경쟁자는 외국지도자"라며 "외국과 경쟁해서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를 만드는데 매진한다. 경쟁자는 거기에 있다"고 국내정치와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여야의 승리, 누구의 승리가 아니고 국민이 모든 정치인에게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향후 5년이 우리가 선진일류국가가 되느냐 못되느냐는 기틀을 만드는 역사적 기회"라며 "이 기회를 놓쳐버리면 어쩌면 선진일류국가를 만들지 못할 지 모른다는 걱정이 많다. 지금은 어떠한 개인적 정치적 야망은 없다. 대한민국 하나 잘되는 것, 국민이 행복해지는 것, 남북이 화해하고 잘되는 일에만 매진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총선 과반 확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소선거구가 생기고 여당이 153석을 받은 것은 역사에 없을 것이고 특히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전국적 정당의 기반이 잡혀진 예도 없었다"고 의미를 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의 일방적 승리라고 해서도 안된다. 여야를 떠나 국민은 이제까지 해오던 정치에서 벗어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와 경쟁하고 있고 원자재값이 하늘같이 솟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대한민국이 살아나려면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국민은) 모두가 이 위기에 힘을 모아 가달라는 부탁이기 때문에 여기서 누가 어떻고하는 국내의 사소한 문제에 (나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라가 어려울 때 국내문제에 머리를 맞댐으로써 역사적으로 잘된 예가 없다. 화합하고 미래로 바깥을 향해 나아가야 역사에 죄인이 되지않는다"며 국내정치에 함몰됐던 과거 정권의 전철을 밟지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