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미국과 일본 순방에 앞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4.9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살피고 향후 총괄적인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말고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펴면서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매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미일순방에 대해 "미국과 일본 순방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실용외교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마친 후 중국과 러시아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제살리라는 준엄한 명령" = 4.9총선 결과에 대해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정치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말고 타협과 통합의 정치를 펴면서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매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인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과반 의석 확보에 대한 감사의 뜻도 전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저를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켜줬고 이어 이번 총선에서는 집권여당에 과반 의석을 만들어주셨다"면서 "새 정부가 국민들에게 약속드린 일을 이룰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문화 개혁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치는 지난 두 차례 선거를 통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기업으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이는 우리 선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과정에서도 당이 어느 때 보다도 돈 안쓰는 선거를 치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돈 선거는 영원히 추방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그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니면 말고'식의 음해와 흑색선전도 반드시 추방돼야한다"며 "우리 사회가 부정부패를 없애고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이것부터 제도적으로 뿌리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5월 임시국회 요구 = 이 대통령은 또 국회가 5월 임시국회를 열어 민생 현안과 관련된 현안을 서둘러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과반 의석을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선진화 하는 일에 전념하겠다"면서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서민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일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국회가 5월 중에 임시국회를 열어주기를 요청한다"면서 "이미 여야간에 처리하기로 합의된 법안은 18대 국회의 개원까지 기다릴 것 없이 17대 국회 임기 중에 마무리돼야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무엇이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지를 살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어린이를 상대로 한 유괴나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식품안전과 관련한 각종 사고로 인한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엄중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들도 하루 빨리 국회에서 처리돼야한다"며 여야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FTA법안과 공정거래법개정안 처리, 교원평가제도 법제화 등을 우선 지적했다.

    ◇ "공직비리 처벌 강화" 경제살리기 의지 밝혀 =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세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앞서 변화해야한다"면서 공공부분 개혁과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돼야한다"며 "대통령인 저부터 먼저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비리 척결을 위한 의지를 이 대통령은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부문부터 먼저 변해야한다"면서 "공직사회의 비리는 처벌규정을 강화해 더 엄격하게 다루겠다. 곳곳에 쌓인 먼지와 때를 씻어내 사회 각 부분이 깨끗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업을 향해서도 이 대통령은 "기업인은 자율적인 개혁으로 경영을 선진화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행히 개별 노동조합들이 경제살리기에 뜻을 같이 해 임금인상 자율화와 무파업 선언을 하고 있다"며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측의 협력을 위해 이 대통령은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화답해 모처럼 일어난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더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환경 악화와 관련해 "모든 나라가 겪는 어려움"이라며 "우리는 어려울 때 오히려 기회를 보고 힘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힘과 지혜를 모으면 그 어려움은 남보다 덜 겪고 빨리 회복해 오히려 앞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 "남북관계, 지난 10년 기존틀 새 정립기간" =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도 지난 10년간의 기존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정부는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이 북한에 이로운 길이라는 것을 믿도록 설득하겠다"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북한의 진정성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도 새로운 국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한다"면서 "북핵문제의 해결과 북한주민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문은 열려있다"며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