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 전 대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정의 동반자는 지난 경선이나 대선 때 이야기"라며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과 동렬에 둔다는 것은 지도자가 두 사람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지난 11일 KBS라디오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제 하에서는 여당은 모두 대통령의 국정협력자"라고 못박았다. 이어 홍 의원은 "임기 두 달밖에 안 지난 대통령에 대해서 '국정의 협력자'가 아니고 같이 놀자라고 얘기하면 사실상 5년 동안 레임덕 상태에서 통치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경선 때 가서 움직이는 게 맞지, 지금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면 절대 대통령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그리고 홍 의원은 이번 18대 총선 평가에 대해 "여야대결은 아닌 여여 대결이었다"고 말한 뒤 "해방이후 가장 희한한 선거였다. 이번 선거만큼 감성에 호소한 선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이어 홍 의원은 "박 전 대표 정서에만 호소한 그런 선거였다"면서 "그래서 선거 결과가 박 전 대표의 입지를 강화시켰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공천 문제가 심하지 않았는데 박 전 대표측에서 심각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거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측에서 도왔던 분들이 공천 탈락 후 출마한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러나 박 대표측에서 탈락한 사람들 대부분은 출마를 했다"며 "그렇게 되니깐 국민들이 일종의 착시현상을 일으킨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럼 박 전 대표가 속은 게 아니라 박 전 대표 측에 국민들이 속은거냐'고 묻자 "꼭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냉정하게 보면 박 전 대표 쪽에서 탈락한 분들보다도 이명박 측에서 탈락한 분들이 더 많이 됐다. 그러나 그분들은 전부 승복을 하고 출마를 안 했다"면서 "그런데 선거 기간 내내 이제 공천 탈락된 분들이 출마를 해서 억울하다고 하니까 전부 국민들은 그 측면만 보였던 거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친박계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에 대해서 "엄밀하게 보면 공천 탈락 후에 출마하는 것과 탈당하고 출마하는 것은 해당해위"라고 주장한 뒤 "만약 이 분들이 입당하게 되면 절대 의석인 180석이 된다. 그러면 정치가 실종되고 독선만 난무하게 된다"고 말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정 최고위원은 당에 들어온 지 6개월밖에 안됐다. 당 대표를 노리기에는 좀 성급하다"며 "한나라당에서 한 6개월밖에 들어온지 안된 분이 당 대표 하겠다면 당원들이 선뜻 아마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또 그는 "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이 1%를 위한 정당이라고 또 주장을 한다"며 "정 최고위원은 한국 최고의 부자다. 그러면 당의 이미지상으로 과연 도움이 될지 그것도 우리들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표 측과 이 대통령 측을 조정 통제하고 화합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가진 인물을 찾는 것이 옳다"고 말한 뒤, '홍 의원님 본인은 (당 대표로) 어떠냐'는 질문에는 "나는 아직 때가 안됐다. 좀 더 기다리겠다"고 답해 후일 당 대표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