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대표, 정동영 후보 등 당의 대표선수가 모두 낙선한 통합민주당의 표정은 침통하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위험부담이 큰 '승부수'를 던진 손 대표는 자신의 낙선은 물론 자당의 만족스럽지 못한 총선 성적표로 정치적 외상이 깊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탄핵 역풍에 침몰하던 한나라당을 구하며 정치적 입지를 구축한 박근혜 전 대표 처럼 손 대표 역시 자당의 대선 참패 뒤 구원투수로 등장해 대선 후보 경선 탈락으로 구겨진 정치적 자존심을 회복하고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손 대표는 결국 독배를 마신 꼴이 됐다.

    대선 후보까지 했던 정 후보의 상황은 더 안좋다. 대선 주자간 대결로 주목을 끌었는데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의 승부에서 완패했으므로 정 후보의 향후 정치적 입지는 매우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15대와 16대 총선때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됐던 정 후보였던 만큼 대선 참패와 3개월 뒤 총선 낙선이란 결과는 그에게 상당한 타격을 준 셈이다. 당내 최대 계파 수장이었던 그였지만 이번 총선에서 자파 인사들이 대거 공천 탈락 및 낙선하면서 수족을 모두 잃었다.

    스타플레이어를 잃어버린 민주당의 고민은 크다. "어려운 조건을 생각할 때 선전한 것으로 생각한다"(박선숙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 "대선 이후 50석도 얻지 못할 것 같던 민주당에 오늘 같은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차영 대변인)고 평가했지만 총선 결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문제는 총선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인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7월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제1야당을 이끌 만한 간판급 스타가 없기 때문이다. 손 대표 대신 총선 유세를 펼친 강금실 선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제1야당 대표를 맡기엔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나온다. 예상보다 저조한 총선 성적표에 당 내부에선 조기 전당대회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