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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총선기간을 맞이하여 다양한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게 된다. 그중에는 객관적인 여론조사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씩 왜곡된 결과물을 만들려는 자의적이고 의도된 여론조사도 찾아 볼 수 있다. 그중 최근에 실시된 왜곡된 여론조사 사례(MBC 여론조사 - 이상득 국회부의장 용퇴론)를 살펴보면서 여론조사의 객관성에 대하여 학습하고자 한다.
여론조사의 왜곡은 크게 ①설문기획, ②실제조사, ③조사결과의 분석 등 3단계 과정을 거쳐 나타난다. 우선, 설문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의도한 대로 설문지를 구성하고 조사표를 작성해 나가는 것이다. 특정 타깃을 미리 정해놓고 그러한 해답을 도출하도록 설문지를 기획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의도된 설문지 내용의 구성, 미리 설정한 답변을 유도하는 문구의 사용, 적절한 조사시점 및 조사대상 설정 등을 통하여 의도된 설문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실제조사의 단계에서는 조사원의 사전교육을 통해 미리 의도된 답변을 유도해 나갈 수 있다. 더욱이, 조사결과의 분석 단계에서는 미리 설정된 목표에 적합한 중요한 부분은 강조하여 분석하는 반면, 기대치에 적합하지 않는 답변은 피해 나가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리고 다양하고 시각적인 자료(그래프)를 통해서 의도된 결과를 보여주거나 독자를 이해시킬 수 있다.
다음은 최근 MBC가 긴급 조사․발표(3월24일)한 여론조사 내용이다. MBC의 조사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용퇴론을 찬성하는 것으로 몰고 가고 있다. 그러나 해당 설문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리 의도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상득 사퇴'라는 미리 의도한 결과 도출하려는 '기획 조사' 성격
MBC 여론조사 결과는 다음 3가지 측면에서 객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분석된다. (설문지는 첨부자료 참조할 것)
첫째, 설문의 문항구성 배열(순서)이 자의적이고 의도적이다. 질문 내용을 보면 이 부의장의 ‘용퇴론’를 묻기전에 한나라당 공천 갈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이어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후, 결론적으로 이 부의장의 ‘용퇴론’을 묻고 있다. 이는 특정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유도하는 설문기획의 방법이며 조사결과를 왜곡시키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둘째, 지문의 내용과 문맥이 매우 의도적이다. 설문지 14번 항목의 ➁번 지문내용을 보면 '②공천을 받았더라도 문제가 된다면 공천을 반납해야 한다'고 묻고 있다. 이런 질문방식은 기획조사를 위한 매우 일반화된 방식으로 '문제가 되는 공천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옳지 않은 방법으로 공천된 것은 반납해야 한다'고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지문을 통해 질문하는 것은 객관적인 답변을 찾고자 하는 설문이 아니라 '공천을 반납해야 한다'는 의도된 답변을 얻기 위한 것이다. 이는 SBS가 같은날 여론조사한 결과와 비교해 보면 왜곡된 내용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다.
SBS는 '이 부의장의 출마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하였고 이에 대한 답변을 정리한 결과, 불출마를 찬성하는 이는 44.4%로 나타났다. 즉, 동일한 시점에서 유사한 질문지를 가지고 조사한 결과가 기관에 따라 32.6%P 차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며(MBC 76.6% Vs SBS 44.4%) 이것이 왜곡된 기획조사임을 설명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셋째, 조사시점에도 함정이 있다. MBC가 조사실시한 시점(23일)은 남경필 의원이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공식 요청하고 또 수도권 한나라당 입후보자 20명(55명)의 집단 움직임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시점이다. 이러한 분위기 하에서는 응답자 대부분의 심리상태가 용퇴론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설문에 응한 일반시민들은 용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기자회견 내용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밖에 없으므로 '정보의 비대칭성' 하에서 급격히 이루어진 설문조사는 객관적인 조사라고 볼 수 없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