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도 결국 '폭발'했다. 비례대표 추천위원 구성을 두고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내자 손 대표도 맞불을 놨다. 두 사람은 전략공천 문제를 두고 번번히 충돌해왔는데 결국 비례대표 추천위원 구성을 두고 그간 쌓인 앙금이 폭발한 것이다.

    상황은 심각하다. 공심위는 '총사퇴' 카드까지 꺼내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연락두절 상태다. 손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공심위의 비판에 "유감"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공심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문제가 봉합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부정·비리인사 공천배제로 쌓은 공을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이라 해결은 쉽지 않다. 공천에 전권을 부여했지만 공심위가 당 지도부의 총선전략마저 무시한 채 공천을 단행하는 데 손 대표도 단단히 화가 나 있는 상태다. 19일 저녁 공심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만을 털어놓자 손 대표는 우상호 대변인을 통해 응수했다.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 평했고 "갑가지 흥분해 오판한 것"이라고도 했다. 

    손 대표는 20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박 위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손 대표는 "비례대표 심사위는 당헌·당규상 공동대표가 최고위 심의를 거쳐 선정하도록 돼 있다. 어제 선정한 구성은 적법한 절차와 권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며 공심위 주장을 반박했다. 공심위가 문제삼은 김민석 최고위원과 신계륜 사무총장의 추천위 합류에 대해서도 "심사위원 중 신계륜 김민석 위원의 포함에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두 사람이 포함된 것은 이 분들의 구제나 신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심위는 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과 신 총장을 구제하려한다고 의심하고 있고 문제의 발단도 여기서 시작됐다. 손 대표가 일단 공심위의 의혹을 풀어준 셈인데 이미 그가 부정·비리인사 배제 원칙에 대해 "획일적으로 배제다 아니다 이렇게 얘기할 순 없을 것"이라며 배제된 일부 인사들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던 터라 공심위가 손 대표의 이날 발언을 믿고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 대표는 "더욱이 이 분들은 개인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당에 헌신하고 있다"면서 "신 총장은 공천심사에서 배제되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선대위 본부장으로 총선 승리에 앞장서 매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감스러운 점은 비례심사위 구성에 공심위원장이 의견을 달리한다고 해도 이것을 당에 직접 의견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심위 활동과 직접 관련 없는 일을 홍보간사가 기자회견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이 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지만 손 대표는 "지금 현재 비례심사위원장을 맡은 공심위원장이 연락 안되는 상태지만 비례심사 일정의 촉박함 때문에 이 활동을 늦출 수는 없다. 김영주 위원이 수석 사무부총장으로 간사 역할을 맡아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주길 부탁한다"면서 밀어붙였다. 박상천 대표도 "비례심사 선정은 당규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며 지원 사격했다. 그러자 공심위는 공심위원 총사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당 지도부를 거듭 압박해 총선을 20일 남겨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개혁공천'에 덜미를 잡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