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의 첫 각료들의 평균 재산이 39억이란 뉴스를 접한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싸늘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부자가 죄는 아니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첫 각료 대다수가 서울 강남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을 두 채 이상씩 가진 '부동산 부자'들인 것으로 드러나자 "끼리끼리 노는 구나"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후보자들은 아파트 등 건물을 3~5채씩 갖고 있어 투기 의혹이 일고 있고 이들이 신고한 아파트와 아파트 분양권, 단독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울 강남지역에 몰려 있어 여론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구나 남성 후보자 13명 중 5명이 병역면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내각 조건은 부동산 많고 부동산 투자와 재테크에 능해야 하며 군대는 가도 안가도 상관없는 것이냐"고 비꼬고 있다.

    22일 뉴스 중 가장 큰 이슈는 새 정부의 첫 각료들 재산문제였는데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주류를 이뤘다. 아이디 'tpxkr11'은 "완전 이명박 스럽다"면서 "부자들의 부자를 위한, 부자의 나라"라고 비판했고 아이디 'wyg1987'은 "이런 장관들이 서민정책을 잘 펼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 네티즌은 "나쁜 대통령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최악의 대통령 될 명분을 출발부터 안고 간다"고 비꼬았다.

    아이디 'warai95'는 "이명박이나 주변인이나 어쩜 그리 다 같냐"며 "역시 끼리끼리 논다"고 했고 아이디 'jb6023'은 "큰일이다. 자기 생각이 최고고, 도덕성은 제로, 법은 제멋대로, 양심은 없고, 뻔뻔함이 판을 치는 세태가 걱정된다"고 개탄했다. 아이디 'ssalt20'은 "만나면 서로 좋은 땅 소개해주고 아파트 몇 천 올랐다든 둥 이런 얘기만 할 텐데 이래서 국무회의가 되겠느냐"고 비꼬았다. 아이디 '0708ccc'는 "부자들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1%정부"라고 비판했고 아이디 'haruharulive' "서민과 원수졌냐"는 냉소적 반응도 나왔다.

    예비야당도 비판여론에 가세했다. 통합민주당은 오전 우상호 대변인을 통해 "하필 이렇게 땅 부자로만 첫 내각을 구성한 이유가 무엇이냐.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 일부러 대통령 당선자도 땅 부자니까 아예 컨셉트로 가져간 것이냐"고 논평했는데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거듭 이명박 정부 첫 각료들의 재산을 문제 삼았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관 명단을 보고 '부동산 투기단속명단 아니냐'는 얘기까지 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국민들 인내심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분들을 장관 후보자로 세울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부자가 죄는 아니지만 15명 장관 내정자의 총재산이 587억, 평균 40억에 가깝다고 할 때 국민들이 내정자를 보는 마음은 어떻겠느냐"고 따졌다. 손 대표는 "후보자를 낼 때는 국민 마음과 정서를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그렇지 않아도 대기업 위주, 돈이면 뭐든 최고라는 인식을 주는 상황에서 출범한 정부를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이춘호 여성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주택건물 14건, 토지 22건은 도저히 도덕성 기준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