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조직법 개편을 양보한다는 20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은 손 대표 개인의 결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전날 밤 측근들에게 "밤 사이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한 뒤 새벽 5시 30분 우상호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해 "결심이 섰다.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기자회견이 준비된 것이라고 우 대변인은 설명했다.

    법적으로는 손 대표가 당 대표지만 박상천 대표도 공동 사령탑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박 대표와 사전논의를 하지 않았다. 공동 대표임에도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우 대변인은 '박상천 대표가 안 나오셨는데...'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아침 급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했고 애초에 손학규 대표의 단독기자회견으로 상정했다"고 답했다. 다만 기자회견 전 "최고위원들에게 연락을 해 무슨 내용으로 회견을 할지에 대해서는 말했다"고 한다.

    '박 대표와 사전논의는 없었느냐'고 묻자 우 대변인은 손 대표가 자신에게 기자회견 준비를 알린 "(새벽) 5시 30분 이전에 논의했을 가능성은 없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손 대표가 키를 쥐고 있었기 때문에 손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절차나 내용면에서 합당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 뒤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었는데 우 대변인은 "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손 대표의 결단을 환영하는 박수로 시작했다"고 브리핑 했다.

    그러나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문제를 두고 손 대표와 박 대표는 시각차가 있었다. 통합 뒤 처음 열린 18일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손 대표는 "어느 부처를 주고 빼고 하는 흥정의 문제가 아니고 오직 국가의 이익과 미래 발전 전략의 원칙의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 시켰지만 박 대표는 "협상이 늘어져 새 정부의 탄생이 지연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연한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