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신당 행을 고민하던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충청 지역 의원들이 탈당을 보류했다. 이들은 14일 저녁 손학규 대표와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에에 따라 당장 이들의 집단탈당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의 거취는 통합신당이 얼마만큼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찾고 당 지지율을 회복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4월 있을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당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탈당은 불가피 하다는 게 충청지역 의원들의 판단이다.

    탈당 뒤 자유신당 행을 심각히 고민하던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구갑)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좀 더 지켜보겠다"면서 탈당 보류 입장을 밝혔다. 오 의원은 "일단 손 대표 체제가 출범했으니 당이 다시 지지 받을 수 있도록 (손 대표가) 방안을 내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념이나 노선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노선이나 이념은 별로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오 의원은 "이념이 밥 먹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념 갖고 성공한 경우가 없다"고도 했다.

    실제로 충청 지역 의원들은 관료 출신이 많아 특정 이념에 크게 치우쳐 있지 않다는 평을 받는다. 자유신당과 접촉을 하고 있는 김종률 의원 역시 "충청 지역 현장에서는 특정 이념이나 노선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합리적인 견제세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 많은 충청지역 의원들이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의 탈당 여부는 공천 시점에서의 당 지지율과 지역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 의원은 "정당은 결국 국민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당이 지지를 못받으면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거취결정 시점을 묻자 그는 "아직 시간은 많다"고 답했다. 자당은 물론 공천 문제로 진통을 겪는 한나라당과 이제 출범한 자유신당(가칭)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한나라당은 공천 대격돌이 진행 중이고 아직 공천 시작도 안했다. 갈 길이 많은데 그것도 봐야 하고 이회창당도 그렇고 각 정당 사정을 좀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 뒤 거취를 정하겠다"면서 "혼자서 거취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손 대표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필요하면 투쟁이라도 해서 좌파 노선을 극복해야 한다"(김종률 의원)는 주장이 나오자 당 일각에서는 '친노 그룹 배제 요구가 아니냐'는 해석이 달렸지만 오 의원은 "내 입장은 아니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탈당도 "각자 자유 아니냐. 남의 일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